독서일기(인문) 193

정의의 아이디어를 읽고

1. 개괄 아마르티아 센이 쓴 '정의의 아이디어'를 읽었다. 저자는 1988년 후생경제학을 발전시킨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적 있다. 이 책은 롤스를 비롯한 주류 정의론을 비판한다. 완전한 정의와 완벽히 공정한 제도에 골몰하기보다, 사회적 현실을 직시하여 가치 판단의 복수성을 인정하고 비교접근을 통해 부정의를 제거해가는 방식으로 정의를 촉진하자고 제안한다. 공적 추론, 민주주의, 글로벌 정의 등의 개념을 사용하여 기존의 이론보다 현실세계에 부합함을 입증한다. 2. 발췌 정의를 정의하는 기준은 다원적일 수밖에 없으며 부정의를 제거하고 방지할 완전한 제도의 구축은 불가능한다. 따라서 완벽한 정의를 추구하기보다는 사회적 현실을 직시하여 실현 가능한 선택지들을/과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분배의 문제에서도 ..

그림이 위로가 되는 순간을 읽고

1. 개괄 서정욱이 쓴 '그림이 위로가 되는 순간'을 읽었다. 23명의 예술가와 작품들을 소개한다. 예술가는 직업이 아니다. 삶이다. 라는 프롤로그가 인상적이었다. 2. 발췌 '저녁무도회'가 그려질 즈음 제임스 티소는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영국에서 큰 성공을 했고 돈도 많이 벌었고 넓은 집도 샀고 열여덟 살이나 어린 사랑하는 캐슬린 뉴턴도 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행복하고 부러울 것이 없으면 주변이 잘 안 보입니다. 보더라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녁무도회는 보이는 정도까지만 그려진 것입니다./ 반면에 '야망 있는 정치 여성'이 그려질 즈음 제임스 티소는 심적으로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가 너무나 사람했던 캐슬린 뉴턴이 스물여덟 살에 세상을 떠났기 때..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9가지 트라우마를 읽고

1. 개괄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이 기획한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9가지 트라우마'를 읽었다.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에서 진행한2014년 푸른역사 아카데미 내용을 보완하여 책으로 낸 것이다. 2. 발췌 무릇 사람이란 반드시 스스로를 업신여긴 다음이라야 남이 나를 업신여긴다(맹자) 프로이트는 욕망이 좌절되면 에로스가 타나토스로 전화한다고 말했습니다. 라드브루흐는 '법률적 불법과 초법률적 법'이라는 매우 역설적인 제목의 글을 써서 나치청산을 지원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나치악법은 법률의 형식을 취했지만 너무나 부정의해서 법이 아니라는 상식적 견해를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초법률적 법이라는 용어는 자연법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겠습니다. 프롬에 따르면 히틀러 독재는 히틀러 개인의 작품이 아니라 당시 독일 ..

폭력과 정의를 읽고

1. 개괄 안경환 김성곤 교수가 쓴 '폭력과 정의'를 읽었다. 1부는 문학과 영화에 나타난 법의 속성을 살피고 2부는 문학 텍스트와 영화 텍스트에 나타난 폭력과 정의와 편견의 문제를 다루고 3부는 영화에 나타난 사회적 정치적 이슈와 그것들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한다. 2. 발췌 찰스 디킨스의 '음산한 집'이래 되풀이하여 제기되는 법절차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지연이다. 법의 지연은 디킨스보다 이백 년 이상 앞선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도 이미 제기되었다. 사느냐 죽느냐로 시작하는 그 유명한 햄릿의 독백도 '법의 지연'을 가장 감내하기 힘든 고통의 하나로 들었다. 자신이 절대적 정의라고 생각하는 순간, 정의는 권력이 되고 타자에 대한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정의라고 믿으면, 독선적이 되..

철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고

1. 개괄 스벤 브링크만이 쓴 '철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었다. 저자는 덴마크 알보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덴마크 공영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했던 철학 강의 '의미 있는 삶'을 정리한 것이다. 2. 발췌 삶의 의미가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얻기 위한 도구적인 일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일과 그 자체를 위해 몰두하는 활동에서 나온다. 인문학을 포함해서 많은 학문은 바로 그 쓸모없음 덕택에 쓸모가 있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해 우리가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쓸모만 따져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깊은 의미에서, 더 실존적인 의미에서 쓸모가 있습니다. 우리가 각자 동떨어진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의무로 깊게 연결되어 있으며,..

대항해시대의 탄생을 읽고

1. 개괄 송동훈이 쓴 '대항해시대의 탄생'을 읽었다. 저자는 조선일보 기자를 거쳐 문명탐험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위대한 모험으로 대항해시대를 다루고 있다. 대항해시대란 유럽 제국주의가 인류의 문명을 이끌어왔던 거대 제국들을 굴복시킨 후에 열린 새로운 시대를 말한다. 600년 전부터 바다로 나아가, 바다를 개척하고 세상을 쟁취했던 포루투갈과 스페인 두 나라의 이야기다. 2. 발췌 사람에 대한 증오를 부추겨 부당하게 행동하지 않도록 하라(알 라흐만 1세) 이 척박한 곳(사그레스)에서 엔히크는 무한히 펼쳐진 바다를 발견했고, 바다와 정면으로 마주했다...수천 년 동안 유럽에 사는 모두에게 대서양은 넘을 수 없는 한계였다. 오직 엔히크만이 그 바다를 극복 가능한 장애로 인식했다. ..

다산의 사람그릇을 읽고

1. 개괄 진규동이 쓴 '다산의 사람그릇'을 읽었다. 저자는 숭실대에서 평생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강진 다산박물관 다산교육전문관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이 책은 18년 유배지에서 정약용을 만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2. 발췌 2019년 서울대 졸업식 축사에 나선 방탄소년단을 세계적으로 스타로 키워낸 방시혁 대표가 '부조리에 분노하라'는 축사를 했다. 다산 선생 한 사람에 대한 연구는 곧 조선사의 연구요, 조선 근세사상의 연구요, 조선 심혼의 명예 내지 온 조선의 성쇠존멸에 대한 연구이다(정인보) 제일 미운 것은 율정 주점의, 문 앞의 길이 두 갈래로 난 것이네 원래 한 뿌리에서 태어났는데, 낙화처럼 뿔뿔이 흩날리다니 천지를 넓게 볼 양이면, 모두가 한 집안이건만 좀스레 내 꼴 내 몸만 살피자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