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198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1. 개괄 김도균 교수가 쓴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제1부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살피고, 제2부에서 우리 헌법은 무엇을 정의라 하는가를 살핀다. 특히 사회정의의 실질적 원칙들로 (1) 응분원칙 (2) 필요원칙 (3) 계약자유 원칙 (4) 평등원칙을 제시한다. 2. 발췌 사상체계의 첫째 덕목이 진리라면, 사회제도의 첫째 덕목은 정의다. 이론이 아무리 정밀하고 분명하다 한들 진리가 아니면 배척되거나 수정되어야 하듯, 법과 제도 역시 아무리 효율적이고 잘 정비되었다 한들 정의롭지 않으면 폐기되거나 개선되어야 한다(존 롤즈) 응분 원칙의 타당성은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칙이 구현되는 정도에 따라서 인정되며, 그럴 경우에야 비로..

말과 칼을 읽고

1. 개괄 임해성 대표가 쓴 '말과 칼'을 읽었다. 그는 글로벌비지니스컨설팅 대표이사다. 이 책은 피렌체공화국의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써내려간 말과 일본 전국시대에 중앙집권 국가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이루고자 오와리 소국 출신 오다 노부나가가 휘두른 칼을 다룬다. 2. 발췌 훗날 군주론이 메디치 가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까닭은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이미 그들이 그 내용을 충실히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마키아벨리가 내세우는 제1원리는 인간의 본성에 담긴 욕망과 악덕, 약점과 미덕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사여탈권을 가진 메디치 가문의 결정에 맡기는(운명) 것이 아니라 시대와 상황에 맞게 자신의 성격을 변화시키는(역량) 것이 가능하다면 그런 사람은 항상 성공할 것..

어른의 어휘력을 읽고

1. 개괄 유선경 작가가 쓴 '어른의 어휘력'을 읽었다. 저자는 30년 넘게 매일 글을 쓰고 매주 5권 이상 책을 읽는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면 좋은 글을 필사하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어휘력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힘이자 대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어휘력을 키운다는 것은 이러한 힘과 시각을 기르는 것이다. 동시에 자신의 말이 상대의 감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야 어른다운 어휘력이다'라며 책 제목을 어른의 어휘력으로 정한다. 2. 필사 사람에 대해서는 이름을 안다고 다 안다고 할 수 없지만 사물과 현상은 맞춤한 이름을 알면 거의 아는 것이다. 단순히 이름만 아는 게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아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규정..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앝은 지식을 읽고

1. 개괄 채사장이 쓴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2'를 읽었다. 이 책은 교양과 인문학은 단적으로 말해서 넓고 얕은 지식을 의미한다고 정의한 다음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소개한다. 1권에서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2권에서는 현실너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2. 발췌 사자가 말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과 개인의 경험이 다르다면, 우리는 같은 말을 한다 해도 서로를 조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비트겐슈타인) 경제체제는 종교가 아니고 선악의 문제도 아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효용과 이익의 문제인 것이다. 어떤 경제체제가 나와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는지를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개..

읽다를 읽고

1. 개괄 소설가 김영하가 쓴 산문 '읽다'를 읽었다. 저자가 2015. 5. 23.부터 2015. 8. 15.까지 독자들과 함께 문학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다. 2. 발췌 고전은 클라시스 classis 즉 전함이나 함대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합니다. 고전은 질서정연한 책입니다. 배를 탈 때는 모두 그래야 합니다. 지금 읽어도 새로운 것은 쓰인 당시에도 새로웠을 것입니다. 그들 역시 당대의 진부함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고전은 당대의 뭇 책들과 놀랍도록 달랐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그렇기에 진부함과는 정반대에 서 있습니다. 독서는 왜 하는가? 무엇보다도 독서는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과의 투쟁일 겁니다. 당신이 세상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믿)는 거의 모든 것이 이야기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저는 ..

정의의 아이디어를 읽고

1. 개괄 아마르티아 센이 쓴 '정의의 아이디어'를 읽었다. 저자는 1988년 후생경제학을 발전시킨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적 있다. 이 책은 롤스를 비롯한 주류 정의론을 비판한다. 완전한 정의와 완벽히 공정한 제도에 골몰하기보다, 사회적 현실을 직시하여 가치 판단의 복수성을 인정하고 비교접근을 통해 부정의를 제거해가는 방식으로 정의를 촉진하자고 제안한다. 공적 추론, 민주주의, 글로벌 정의 등의 개념을 사용하여 기존의 이론보다 현실세계에 부합함을 입증한다. 2. 발췌 정의를 정의하는 기준은 다원적일 수밖에 없으며 부정의를 제거하고 방지할 완전한 제도의 구축은 불가능한다. 따라서 완벽한 정의를 추구하기보다는 사회적 현실을 직시하여 실현 가능한 선택지들을/과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분배의 문제에서도 ..

그림이 위로가 되는 순간을 읽고

1. 개괄 서정욱이 쓴 '그림이 위로가 되는 순간'을 읽었다. 23명의 예술가와 작품들을 소개한다. 예술가는 직업이 아니다. 삶이다. 라는 프롤로그가 인상적이었다. 2. 발췌 '저녁무도회'가 그려질 즈음 제임스 티소는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영국에서 큰 성공을 했고 돈도 많이 벌었고 넓은 집도 샀고 열여덟 살이나 어린 사랑하는 캐슬린 뉴턴도 곁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행복하고 부러울 것이 없으면 주변이 잘 안 보입니다. 보더라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녁무도회는 보이는 정도까지만 그려진 것입니다./ 반면에 '야망 있는 정치 여성'이 그려질 즈음 제임스 티소는 심적으로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가 너무나 사람했던 캐슬린 뉴턴이 스물여덟 살에 세상을 떠났기 때..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9가지 트라우마를 읽고

1. 개괄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이 기획한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9가지 트라우마'를 읽었다.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에서 진행한2014년 푸른역사 아카데미 내용을 보완하여 책으로 낸 것이다. 2. 발췌 무릇 사람이란 반드시 스스로를 업신여긴 다음이라야 남이 나를 업신여긴다(맹자) 프로이트는 욕망이 좌절되면 에로스가 타나토스로 전화한다고 말했습니다. 라드브루흐는 '법률적 불법과 초법률적 법'이라는 매우 역설적인 제목의 글을 써서 나치청산을 지원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나치악법은 법률의 형식을 취했지만 너무나 부정의해서 법이 아니라는 상식적 견해를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초법률적 법이라는 용어는 자연법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겠습니다. 프롬에 따르면 히틀러 독재는 히틀러 개인의 작품이 아니라 당시 독일 ..

폭력과 정의를 읽고

1. 개괄 안경환 김성곤 교수가 쓴 '폭력과 정의'를 읽었다. 1부는 문학과 영화에 나타난 법의 속성을 살피고 2부는 문학 텍스트와 영화 텍스트에 나타난 폭력과 정의와 편견의 문제를 다루고 3부는 영화에 나타난 사회적 정치적 이슈와 그것들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한다. 2. 발췌 찰스 디킨스의 '음산한 집'이래 되풀이하여 제기되는 법절차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지연이다. 법의 지연은 디킨스보다 이백 년 이상 앞선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도 이미 제기되었다. 사느냐 죽느냐로 시작하는 그 유명한 햄릿의 독백도 '법의 지연'을 가장 감내하기 힘든 고통의 하나로 들었다. 자신이 절대적 정의라고 생각하는 순간, 정의는 권력이 되고 타자에 대한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정의라고 믿으면, 독선적이 되..

철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고

1. 개괄 스벤 브링크만이 쓴 '철학이 필요한 순간'을 읽었다. 저자는 덴마크 알보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덴마크 공영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했던 철학 강의 '의미 있는 삶'을 정리한 것이다. 2. 발췌 삶의 의미가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얻기 위한 도구적인 일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일과 그 자체를 위해 몰두하는 활동에서 나온다. 인문학을 포함해서 많은 학문은 바로 그 쓸모없음 덕택에 쓸모가 있다는 것입니다. 달리 말해 우리가 삶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쓸모만 따져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깊은 의미에서, 더 실존적인 의미에서 쓸모가 있습니다. 우리가 각자 동떨어진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의무로 깊게 연결되어 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