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0. 12. 21. 16:21

1. 개괄

김도균 교수가 쓴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제1부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살피고, 제2부에서 우리 헌법은 무엇을 정의라 하는가를 살핀다.

특히 사회정의의 실질적 원칙들로 (1) 응분원칙 (2) 필요원칙 (3) 계약자유 원칙 (4) 평등원칙을 제시한다.

 

2. 발췌

사상체계의 첫째 덕목이 진리라면, 사회제도의 첫째 덕목은 정의다. 이론이 아무리 정밀하고 분명하다 한들 진리가 아니면 배척되거나 수정되어야 하듯, 법과 제도 역시 아무리 효율적이고 잘 정비되었다 한들 정의롭지 않으면 폐기되거나 개선되어야 한다(존 롤즈)

 

응분 원칙의 타당성은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칙이 구현되는 정도에 따라서 인정되며, 그럴 경우에야 비로소 응분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고 하겠다. 

 

부자는 왜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토록 매정한가? 자신들이 가난하게 되리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귀족은 평민들을 그토록 멸시하는가? 그들은 결코 평민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 만드는 것은 바로 인간의 이런 연약함이며, 우리의 마음을 인간애로 이끌어가는 것은 우리가 공유하는 비참함이다...나는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 무엇을 사랑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어떤 것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루소).

 

분배정의에 대한 사회심리학 연구들이...진행되어 왔다...각자에게 각자의 몫이라는 근본 원칙은 정의 문제가 발생한 상황과 맥락에 따라 (1) 마땅히 받을 응분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재화를 분배해야 한다는 응분원칙 (2) 한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려면 최소한으로 필요한 기본 조건들이 갖춰지도록 재화를 분배해야 한는 기본적 필요 원칙 (3) 재화는 자유로운 선택과 교환 과정을 통해 분배되어야 한다는 자유계약 원칙 (4) 균분 원칙으로 구체화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그 자체로 목적인 존재로서 가치를 지닌다. 즉 인간은 존엄을 지니며, 바로 이 존엄에 의거하여 인간은 이 세상의모든 이성적 존재들을 향해 자신을 존중해줄 것을 요구한다(칸트).

 

공정성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는데 (1) 절차적 공정성이다. 경쟁과정에서 자격기준과는 무관한 특권같은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공정성 (2) 배경의 공정성이다. 사회계층이나 가정환경이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도 재능과 성취동기와 근면함을 갖추었다면 능력을 발휘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발달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3) 몫의 공정성이다. 승자 독식 방지와 패자부활전 보장이 그러한 조치의 일환이다.

 

병목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기회균등 원리를 구상해서 능력의 다원성이 인정되고 다양한 능력을 제각기 계발하고 발휘할 수 있는 다원적인 기회구조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3. 소감

존 롤즈의 정의론을 비롯하여 정의론 일반이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고, 우리 헌법에 담긴 정의관을 인간의 존엄과 연결지어 설명한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2020. 12. 21. 서울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