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193

도시는 기억이다를 읽고

1. 개괄 주경철 교수 외 12인이 쓴 '도시는 기억이다'를 읽었다. 이 책은 도시의 각종 공공기념물이 역사를 기억하고 평가하고 전승하는 중요한 매개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한국의 서양 도시사 연구자들의 연구 결과물이다. 서양의 주요 도시 열세 곳에 집중한다. 2. 발췌 "행복은 거대한 제국을 지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시민의 평화와 고요함을 유지하면서 통치하는 데 있다" 라고 선언한 마태오 단돌로의 이야기는 베네치아가 처한 변화된 시대 상황을 잘 보여준다. 카톨릭 대 신교의 투쟁이라기보다는 카톨릭만 강요하는 억압에 대해 모든 종교의 자유를 요구하는 관용 간 충돌의 성격이 강하다...칼뱅주의도 네덜란드에서는 다른 교파와 공존하는 태도를 취했다. 빈부 간 주거환경 차이가 전혀 없지는 않다. 부자들..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

1. 개괄 마이클 샌델이 쓴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었다. 저자는 하버드대학 교수로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바 있다. 이 책은 일견 공정해 보이는, 능력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입시 문제에 사회가 목을 매는 현상은 점점 불평등이 늘어난 데서 기원한다고 본다. 2. 발췌 오늘날의 경제 상황상 사회적 상승은 결코 쉽지 않다. 가난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미국인은 대개 가난한 성인이 된다. 오늘날 사회적 이동이 가장 잘 일어나는 국가들은 평등 수준 또한 가장 높은 국가들인 경우가 많다.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시장 중심 사회가 성공자에게 후하게 베풀기 마련인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능력주의 윤리는 승자들을 오만으로 패자들은 굴욕과 분노로 몰아간다. 신의 은총 ..

최후의 전환을 읽고

1. 개괄 과학자 프리초프 카프라와 법학자 우고 마테이가 쓴 '최후의 전환'을 읽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커먼즈와 생태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커먼즈란 사회 모든 성원에게 개방된 자연적 문화적 자원의 공동 풀을 말한다. 이 책에서 지향하는 법 패러다임의 근본 변화란 새로운 법의 생태학이다. 저자들은 ecology를 특정 현상의 맥락을 규정하는 관계의 패턴으로 정의한다. 2. 발췌 지난 30년간 과학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출현했다. 기계론적 세계관에서 전체론적이고 생태적인 세계관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것은 세계를 기계로 보지 않고 네트워크로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트워크는 관계의 패턴이다. 생태적 법질서란 생태학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고 이를 존중하는 법질서를 말한다. 생태적 법질서는..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를 읽고

1. 개괄 위화가 쓴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를 읽었다. 저자는 중국의 유명한 작가다. 이 책은 저자가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고 있다. 문화대혁명 시기와 개혁 개방 시기를 나누어 중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2. 발췌 6월 4일은 중국의 인터넷에서는 금지된 날짜다. 사람들은 이날을 기념하면서 교묘하게 5월 35일이라는 가상의 날짜를 만들어 정부 당국의 인터넷 검열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우환에 살고 안락에 죽는다-맹자는 인생의 경험을 통해 때로는 우환이 사람들을 생존하게 만들고 안일과 향락이 오히려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인민이 단결할 때 그들의 목소리는 빛보다 더 멀리 전달되고 그들 몸의 에너지가 그들의 목소리보다 더 멀리 전달되는 것이다. 마침내 나는 인민이..

공간이 만든 공간을 읽고

1. 개괄 유현준이 쓴 '공간이 만든 공간'을 읽었다. 그는 건축으로 세상을 조망하고 사유하는 건축가다. 이 책은 건축적 관점에서 문화와 생각이 어떻게 변화하고 진화했나를 이야기한다. 2. 발췌 건축은 인간이 하는 일 중 가장 많은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 행위다. 따라서 건축물이 지어졌다면 그것은 어느 한 사람만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다. 건축은 어떻게 시간을 뛰어넘어 시대가 다른 사람 간에도 소통이 가능하도록 해 주는 걸까? 건축 공간이 시간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소통의 매개체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인간의 건축행위는 일차적으로는 물체를 만드는 것이지만 최종 목적은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서양 건축은 육중한 벽이 공간을 구획하고 있는 벽 중심의 건축이고 동양 건..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1. 개괄 김도균 교수가 쓴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제1부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살피고, 제2부에서 우리 헌법은 무엇을 정의라 하는가를 살핀다. 특히 사회정의의 실질적 원칙들로 (1) 응분원칙 (2) 필요원칙 (3) 계약자유 원칙 (4) 평등원칙을 제시한다. 2. 발췌 사상체계의 첫째 덕목이 진리라면, 사회제도의 첫째 덕목은 정의다. 이론이 아무리 정밀하고 분명하다 한들 진리가 아니면 배척되거나 수정되어야 하듯, 법과 제도 역시 아무리 효율적이고 잘 정비되었다 한들 정의롭지 않으면 폐기되거나 개선되어야 한다(존 롤즈) 응분 원칙의 타당성은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칙이 구현되는 정도에 따라서 인정되며, 그럴 경우에야 비로..

말과 칼을 읽고

1. 개괄 임해성 대표가 쓴 '말과 칼'을 읽었다. 그는 글로벌비지니스컨설팅 대표이사다. 이 책은 피렌체공화국의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써내려간 말과 일본 전국시대에 중앙집권 국가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을 이루고자 오와리 소국 출신 오다 노부나가가 휘두른 칼을 다룬다. 2. 발췌 훗날 군주론이 메디치 가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까닭은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이미 그들이 그 내용을 충실히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마키아벨리가 내세우는 제1원리는 인간의 본성에 담긴 욕망과 악덕, 약점과 미덕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사여탈권을 가진 메디치 가문의 결정에 맡기는(운명) 것이 아니라 시대와 상황에 맞게 자신의 성격을 변화시키는(역량) 것이 가능하다면 그런 사람은 항상 성공할 것..

어른의 어휘력을 읽고

1. 개괄 유선경 작가가 쓴 '어른의 어휘력'을 읽었다. 저자는 30년 넘게 매일 글을 쓰고 매주 5권 이상 책을 읽는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면 좋은 글을 필사하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어휘력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힘이자 대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어휘력을 키운다는 것은 이러한 힘과 시각을 기르는 것이다. 동시에 자신의 말이 상대의 감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야 어른다운 어휘력이다'라며 책 제목을 어른의 어휘력으로 정한다. 2. 필사 사람에 대해서는 이름을 안다고 다 안다고 할 수 없지만 사물과 현상은 맞춤한 이름을 알면 거의 아는 것이다. 단순히 이름만 아는 게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아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규정..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앝은 지식을 읽고

1. 개괄 채사장이 쓴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2'를 읽었다. 이 책은 교양과 인문학은 단적으로 말해서 넓고 얕은 지식을 의미한다고 정의한 다음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을 소개한다. 1권에서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2권에서는 현실너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2. 발췌 사자가 말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과 개인의 경험이 다르다면, 우리는 같은 말을 한다 해도 서로를 조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비트겐슈타인) 경제체제는 종교가 아니고 선악의 문제도 아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효용과 이익의 문제인 것이다. 어떤 경제체제가 나와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는지를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개..

읽다를 읽고

1. 개괄 소설가 김영하가 쓴 산문 '읽다'를 읽었다. 저자가 2015. 5. 23.부터 2015. 8. 15.까지 독자들과 함께 문학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다. 2. 발췌 고전은 클라시스 classis 즉 전함이나 함대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합니다. 고전은 질서정연한 책입니다. 배를 탈 때는 모두 그래야 합니다. 지금 읽어도 새로운 것은 쓰인 당시에도 새로웠을 것입니다. 그들 역시 당대의 진부함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고전은 당대의 뭇 책들과 놀랍도록 달랐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그렇기에 진부함과는 정반대에 서 있습니다. 독서는 왜 하는가? 무엇보다도 독서는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과의 투쟁일 겁니다. 당신이 세상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믿)는 거의 모든 것이 이야기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