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1. 2. 18. 22:13
1. 개괄
마이클 샌델이 쓴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었다. 저자는 하버드대학 교수로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바 있다.

이 책은 일견 공정해 보이는, 능력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입시 문제에 사회가 목을 매는 현상은 점점 불평등이 늘어난 데서 기원한다고 본다.

2. 발췌
오늘날의 경제 상황상 사회적 상승은 결코 쉽지 않다. 가난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미국인은 대개 가난한 성인이 된다.

오늘날 사회적 이동이 가장 잘 일어나는 국가들은 평등 수준 또한 가장 높은 국가들인 경우가 많다.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시장 중심 사회가 성공자에게 후하게 베풀기 마련인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능력주의 윤리는 승자들을 오만으로 패자들은 굴욕과 분노로 몰아간다.

신의 은총 또는 행운 덕분에 나는 성공할 수 있었어 / 완벽한 능력주의는 그런 감사의 마음을 제거한다. 우리를 공동 운명체로 받아들이는 능력도 경감시킨다.

우리가 겪고 있는 기술관료 버전의 능력주의는 능력과 도덕판단 사이의 끈을 끊어버렸다.

좋은 통치는 실천적 지혜와 시민적 덕성을 필요로 한다.

기술관료적 접근을 정책에 쓸 때의 문제점 중 하나는 정책결정권이 소수 엘리트에게 돌아가고 그만큼 일반 시민은 무력해진다는 것이다.

능력주의의 이상은 불평등을 치유하러 하지 않는다. 불평등을 정당화하려 한다.

세계화가 극심한 불평등을 초래했어도 능력주의와 신자유주의는 그에 대한 저항력의 핵심을 분쇄했다.

실직자들의 고통은 다만 소득이 없다는 데서 나오지 않으며 그들이 공동선에 기여할 길이 막혔다는 데서도 비롯된다.

기회의 평등은 부정의를 교정하는 데 필요한 도덕이다. 그러나 그것은 교정적 원칙이며 좋은 사회를 만드는 적절한 이상은 아니다.
/ 종종 기회의 평등의 유일 대안은 냉혹하고 억압적인 결과의 평등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또 다른 대안이 있다. 막대한 부를 쌓거나 빛나는 자리에 앉지 못한 사람들도 고상하고 존엄한 삶을 살도록 할 수 있는 '조건의 평등'이다.

3. 소감
저자는 여러가지 질문을 한다. 능력주의로 불평등이 정당화되는가? 재능이 아닌 행운이 성공의 원인이 아닌가? 재능이 성공의 원인이라고 하더라도 보상의 현저한 격차가 정당한가? 승자에게 오만을, 패자에게 굴욕을 안기면 공동체의 연대가 가능한가?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2021. 2. 18. 서울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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