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읽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0. 11. 9. 19:22
1. 개괄
소설가 김영하가 쓴 산문 '읽다'를 읽었다. 저자가 2015. 5. 23.부터 2015. 8. 15.까지 독자들과 함께 문학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다.

2. 발췌
고전은 클라시스 classis 즉 전함이나 함대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합니다. 고전은 질서정연한 책입니다. 배를 탈 때는 모두 그래야 합니다.

지금 읽어도 새로운 것은 쓰인 당시에도 새로웠을 것입니다. 그들 역시 당대의 진부함과 싸워야만 했습니다. 고전은 당대의 뭇 책들과 놀랍도록 달랐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그렇기에 진부함과는 정반대에 서 있습니다.

독서는 왜 하는가? 무엇보다도 독서는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과의 투쟁일 겁니다.

당신이 세상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믿)는 거의 모든 것이 이야기로부터 얻은 것이라고. 저는 조너선 갓셜의 위 의견에 동의합니다.

우리는 화폐경제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교환이 불가능한 것들은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소중한 것은 교환이 불가능합니다.

소설은 두번째 삶입니다(오르한 파묵)

소설은 우리가 라스콜니코프 험버트 험버트 히스클리프라고 말함으로써 독자의 내면에 자리잡은 독선을 해체합니다. 이것은 가해자와 연대하자는 뜻이 아니라 스스로를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 독자들로 하여금 혹시 자기 안에도 이런 괴물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만든다는 뜻일 겁니다.

본 검사는 저 인간이 범죄자의 마음가짐으로 어머니의 장례를 치렀기 때문에 기소하는 바입니다(이방인 중에서). 재판의 마지막이 되면 본말이 완전히 전도됩니다. 뫼르소는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라 범죄자의 마음을 가진 것이 분명하므로 유죄라는 것입니다.

3. 소감
재미 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책의 무게는 가볍지 아니 하다.

2020. 11. 9. 서울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