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279

재앙의 정치학

1. 개괄 니얼 퍼거슨이 쓴 '재앙의 정치학'을 읽었다. 현재 진행중인 코비드19를 비롯하여 전 지구적 재앙은 인류에게 무엇을 남기는가를 다루었다. 2. 발췌 긍정적 전망이 있을 때는 리스크를 회피하는 반면 부정적 전망 앞에서는 리스크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헨리 키신저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잘 묘사한 바 있듯, 관료들은 그 주인들에게 세 가지 선택지를 내놓기만 하면 된다. 전혀 현실성 없는 두 가지 선택지, 그리고 그들 스스로가 이미 짜놓고 결정한 한 가지 선택지가 그것이다. 어떤 왕이든 결국 역사의 노예일 뿐이다...무수한 인간들이 벌집의 벌떼처럼 엮이면서 무의식적으로 널리 펼쳐내는 인류의 삶을 역사라고 한다면, 역사는 왕이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을 자신의 목적 실현을 위한 도구로 사용할 뿐 -톨스토이..

미국비밀문서로 읽는 한국현대사 1945-1950

1. 개괄 김택곤이 쓴 '미국 비밀문서로 읽는 한국현대사 1945-1950'을 읽었다. 우리가 몰랐던 해방 미군정 정부수립 한국전쟁의 기록이다. 2. 발췌 중국과 미국은 종전과 함께 한국에서의 영향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고 있었다. 따라서 주한미군정에게 있어서 중국과 긴밀한 동맹관계를 형성한 임시정부라는 존재는 협력대상이 아닌 적대 조직이었고 광복군은 잠재적인 적과 연결된 군 병력이었다. 마샬의 구상에는 두 나라 모두 공산진영과 자유진영간 대립의 완충지대로 설정하는 안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한민족이 선택하기에 따라 한국도 미국의 주도와 소련의 합의에 의해 오스트리아와 마찬가지의 길, 분단에 이은 참혹한 전쟁 대신 영세중립국의 길을 선택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스트리아가..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1. 개괄 유영수가 쓴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을 읽었다. 그는 SBS 도쿄특파원을 지냈다. 우리 자신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의 타자인 일본 바로보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2. 발췌 공사에 해당하는 영어 public과 private라는 단어가 상하관계의 뉘앙스가 없는 대등한 개념인 데 비해, 일본은 항상 공이 사보다 위였고 이는 군국주의라는 불행을 불러왔다고 단언한다. 물론 동서양 어디에나 세습의원은 있지만 일본은 정도가 아주 심하다. 우리가 5%, 미국이 6%정도인 데 비해 일본은 우리의 5배가 넘는 26%(중의원 기준)가 세습의원이다. 1940년 체제는 성장에는 잘 기능하지만 변화에는 그렇지 못한 체제였다. 회사인간은 팀워크와 효율성이 우수하지만 새로운 경계선을 그으려는 혁신적인 기업가는 ..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를 읽고

1. 개괄 마강래 교수가 쓴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를 읽었다. 그는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다. 이 책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금의 지방분권정책은 오히려 지방에 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균형발전이 아닌 균형배분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도권에 맞짱 뜰 만한 지방대도시권을 키우는 게 해답이라고 강조한다. 지방분권이 아니라 격차해소가 먼저다라고 주장한다. 그가 제시하는 공간전략은 다음과 같다. (1) 광역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2) 초광역권 내에서 뭉치고 연결해야 한다. (3) 거점을 중심으로 연계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2. 발췌 17개의 광역지자체, 226개의 기초지자체로 쪼개져 있는 지금 상황에서 권한을 이양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정책..

서울자가에 대기업다니는 김부장이야기

1. 발췌 그런데 그 원칙이 고지식으로 변하면 안돼. 효율적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시대 흐름에 맞게 유연해야 할 필요도 있어. 김부장처럼 열심히만 하는 사람들은 널렸어 -1권 122면 텔레비전이 꺼지기 전까지는 김부장이 텔레비전을 보지만, 김부장이 잠든 후에는 텔레비전이 김부장을 본다 -1권 141면 결국 돈인가. 돈이 사람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나. 직업을 잃은 것뿐인데 직업을 잃으니 돈이 없다. 돈이 없으니 내가 없어진 기분이다 -1권 217면 뭘 살까. 뭘 먹을까. 어딜 갈까. 무얼 자랑할까. 이런 게 생각의 전부였는데, 왜 사는지 이런 생각을 하는 스스로가 낯설다. -2권 322면 남들보다 행복하지 못해 행복하지 않다. 나의 행복을 보여주지 못해 행복하지 않다. 나의 행복을 아무도 알아주지 못해 ..

노마드랜드를 읽고

1. 개괄 제시카 브루더가 쓴 '노마드랜드'를 읽었다. 그녀는 저널리스트로서 서브컬처와 경제의 어두운 면을 주로 다룬다. 2008년 금융위기에 집을 잃고 일자리를 잃은 노마드들에 관해 저자가 기록하며 3년을 보냈다. 2. 발췌 그들은 전통적인 형태의 주택과 아파트를 포기하고 누군가는 바퀴달린 부동산이라고도 일컫는, 밴과 중고 RV, 스쿨버스, 캠핑용 픽업트럭, 여행용 트레일러, 그리고 평범한 낡은 세단에 들어가 산다. 처음 시내에 차를 대고 잠을 잘 때는 끔찍한 낙오자나 홈리스가 된 듯 느껴지죠. 하지만 그게 인간의 위대한 점이에요. 우리가 어떤 것에나 익숙해진다는 거요. 1930년대 중반 미국이 대공황에 빠져 있을 때 하우스 트레일러들이 처음으로 대량생산에 들어갔다. 오토 폰 비스마르크가 세계 최초의 ..

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를 읽고

1. 개괄 레나르트 위트베이 외 1인이 쓴 '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를 읽었다. 그들은 스웨덴 국세청 공무원이다. 강력했던 권력기관이 실적달성을 강조하는 방식에서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인식하고자 노력하는 방식으로 기관의 가치 자체를 바꾸었다는 이야기를 다룬다. 2. 발췌 2012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3%가 국세청을 신뢰한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2006년 이래로 15% 증가된 수치입니다. 스웨덴 국세청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준 사건이 1976년에 발생했습니다. 스웨덴 국세청 대표단과 경찰은 스톡홀름에 있는 왕립극장을 덮쳤습니다. 당시 조세회피 혐의를 받고 있던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을 체포하기 위해서였습니다...잉마르 베리만은 격분했고 결국 스웨덴을 떠나 독일로 이주했습니다. 조세제도에 대한 국민..

뉴맵을 읽고

1. 개괄 대니얼 예긴이 쓴 '뉴맵'을 읽었다. 이 책은 에너지와 지정학적 문제에 의해 극적으로 변화 중인 새로운 지도에 관한 책이다. 2. 발췌 2007년까지만 해도 미국 발전량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던 석탄의 비중이 2019년에 24퍼센트까지 떨어진 데 반해 천연가스의 비중은 35퍼센트로 올라갔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 경제가 두배 이상 성장했음에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990년대 초반의 수준으로 줄어든 것 역시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지난 40년간 미국의 에너지 정책을 지배하고 외교정책의 발목을 잡아온 건 다름 아닌 에너지 자원의 부족 및 취약성에 대한 염려였다...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토머스 도닐런은 세일혁명이 '미국이 국제적 안정이라는 목표를 추..

탄소사회의 종말을 읽고

1. 개괄 조효제 교수가 쓴 '탄소사회의 종말'을 읽었다. 그는 성공회대학교 교수로서 인권의 눈으로 기후위기와 팬데믹을 논한다. 2. 발췌 기후변화 역시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원칙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타당한 접근이다. 달리 말해 세계는 기후변화를 인간화하지 못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크게 두가지가 있다. 완화(감축)와 적응이 그것이다. 1992년 리우환경정상회담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국제적으로 '공통의 그러나 차등화된 책임이 있다'는 원칙으로 정리되었다. 기후위기에 대처할 책임을 모두가 져야 하지만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 책임의 비중이 서로 다르므로 남반구의 사정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 나름대로 독특한 인지과정을 거쳐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데 이를..

한국의 비공식복지를 읽고

1. 개괄 손병돈 교수가 쓴 '한국의 비공식복지'를 읽었다. 그는 사회복지학과 교수다. 비공식복지란 가족, 친족, 이웃 등 비공식주체에 의한 복지활동을 일컫는다. 2. 발췌 가족 간 소득이전과 가족에 의한 돌봄만 가지고 한국의 비공식복지 총합을 구해도 2000년까지 국가복지보다 그 규모가 더 클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복지 총량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중요한 복지 원천으로 나타난다. 2010년도 국가복지의 규모는 GDP의 10.0%이고 가족에 의한 비공식 복지의 규모는 GDP의 6.9 내지 9%로 추정된다. 부모와 자녀의 동거가 자녀가 늙은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늙은 부모가 자녀를 부양하는 형태로 변모하고 있는 점도 동거 형태 비공식 복지에서 새로운 흐름이라는 것을 알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