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279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1. 개괄 김영민 교수가 쓴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를 읽었다. 그는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로서 인기 있는 칼럼을 써 오고 있다. 이 책은 반성된 삶과 숙고된 정치가 필요하다며 삶과 정치에 독자들을 초청하고 있다. 2. 발췌 정치 공동체는 자연의 산물이다. 그리고 인간은 본성상 정치적 동물이다. 우연이 아니라 본성상 정치 공동체가 없어도 되는 존재는 인간 이상이거나 인간 이하다. -아리스토텔레스 허구는 사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순한 거짓말이나 궤변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허구는 삶의 필요가 요청한 믿음의 대상이다. 영화 미나리는 버티라고 말한다. 미나리는 버티는 식물의 대명사다. 실로, 삶에 아이러니가 있다는 것이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다. 아이러니가 있기에 희망도 있다. 생각하지 못했..

짐을 끄는 짐승들

1. 개괄 수나우라 테일러가 쓴 '짐을 끄는 짐승들'을 읽었다. 그녀는 장애운동가, 동물운동가 겸 작가다. 선천성 관절굽음증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 책은 동물해방과 장애해방이 함께 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2. 발췌 비장애중심주의는 비인간 동물과 장애인의 삶과 경험 모두를 덜 가치 있고 폐기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하며, 이는 상이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억압들로 이어진다. 장애운동가들은 장애인이 장애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장애가 아우르는 체현, 인지, 경험의 다양성 자체가 가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유명한 선언은 수백 년간 다음과 같은 주장, 즉 미쳤다는 건 인격을 잃었다는 뜻이라는 주장을 생산해왔다. -프라이스 내가 ..

우리에게 절망할 권리가 없다

1. 개괄 김누리 교수가 쓴 '우리에게 절망할 권리가 없다'를 읽었다. 그는 중앙대 독문과 교수다. 이 책은 2013~2020년까지 한겨레에 쓴 칼럼을 모은 것이다. 2. 발췌 악과의 싸움은 외려 쉬었다. 용기만 있으면 충분했으니까. 모순과의 싸움이 어려운 것이다. 그것은 냉철한 지성을 요구한다. 코로나 대유행이 보내는 경고는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가 중요한 두 가지 가치를 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는 사회적 가치이다. 두 번째는 생태적 가치이다. 불안은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본원적인 힘이며 사회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숨은 지배자다. 광화문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헬조선의 현실은 변한 게 없다. 이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제 광장 민주주의가 현장 민주주의로 확장되고 심화되어야 한다. 왜 위대한 민주혁..

당신을 이어 말한다

1. 개괄 이길보라가 쓴 '당신을 이어 말한다'를 읽었다. 저자는 글을 쓰고 영화를 찍는 사람이다. 농인 사이에 태어난 자녀를 일컫는 코다로 자신을 정의한다. 장애, 여성을 주제로 말한다. 2. 발췌 장애를 만드는 건 장애인이 아니라 비장애인 중심 사회라는 걸 깨달았다.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학교가 되고 선생이 되었다. 문제로 정의된 사람들이 그 문제를 다시 정의할 수 있는 힘을 가졌을 때 혁명은 시작된다. -존 맥나이트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페트라 켈리 혜택을 받는 한국 농인은 수어통역이 없어 기본권을 침해당해도, 차별을 당해도, 수어통역의 질이 낮아도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다. 권리가 아니라 혜택이기 때문이다. 2022. 3. 31. 서울 자작나무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1. 개괄 전혜원 기자가 쓴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을 읽었다. 저자는 시사IN 기자로서 주로 노동기사를 썼다. 숙련해체의 시대에 문제를 제기한다. 문제제기 방식은 정의란 무엇인가? 라기보다 무엇이 정의인가?에 가깝다. 호봉제의 문제점과 대안으로서 직무급, 주휴수당의 폐지와 주휴수당의 기본급화까지 민감한 주제를 다룬다. 2. 발췌 2019년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이 판결을 법으로 명문화했다. AB5 로 불리는 이 법안은 이른바 ABC 테스트를 담고 있다...일하는 사람 대부분이 노동자이며 노동자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자영업자로 분류하고 싶으면 기업 측이 다음의 세 가지 요건을 입증해야 한다. 해당 노동자가 A 기업의 통제와 지시로부터 자유롭다. B 기업의 통상적 업무 외의 일을 수행한..

소앙집

1. 개괄 조소앙의 저술 '소앙집'을 읽었다.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사상가이다. 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당시 임시헌장을 기초하였고 1930년 한국독립당을 창당하고 삼균주의를 창시하였다. 2. 발췌 법률이 다스릴 수 있는 것은 행위일 뿐인데 지금 일본인의 법은 곧 마음을 다스리고 의식을 다스린다.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는 현대 국가가 허용한 시민의 한 특권이다. 누구도 이 자유로운 권리를 침범할 수 없고, 자유로운 권리를 침범당할 이유도 없다. 인민 처지에서 말한다면 정치, 경제, 교육이 불평등할 수가 없고, 국가 처지에서 살펴보면 주권이 완전히 독립하지 않을 수가 없어 그 평등한 권리와 지위를 보장하니, 이것이 한국 혁명의 실상이다. 한국독립당이 표방하는 주의는 과연 무엇인가? '사람과 사람..

메타버스 사피엔스

1. 개괄 뇌과학자 김대식 KAIST교수가 쓴 '메타버스 사피엔스'를 읽었다. 2. 발췌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가진 가장 탁월한 능력 하나가 드러났습니다. 바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 말입니다. 한 달 가까이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다 보면 사용자는 해당 서비스가 자기 것이라고 이용하다 보면 원래 내고자 했던 가격보다 흔쾌히 30퍼센트 정도 더 많이 내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에게 어렵고 컴퓨터에게 쉬운 것은 인간에게 어렵다는 역설(모라벡의 역설) 2022. 3. 1. 서울 자작나무

행복한 감시국가, 중국

1. 개괄 가지타니 가이, 다카구치 고타가 쓴 '행복한 감시국가, 중국'을 읽었다. 중국 사회에서 진행되는 감시사회화 현상에 대해 다루고 있다. 행복을 얻기 위해 자유를 자발적으로 내려놓는 중국인들, 기술을 통해 안정적 통치를 유지하고자 하는 공산당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 발췌 중국 소비자는 프라이버시가 보호된다는 전제하에서 기업이 개인정보를 이용하도록 허락하는 대신 편리한 서비스를 얻는 데 적극적이다 -리옌훙 레시그는 시민의 행동을 규제하는 데에는 법, 규범, 시장, 아키텍처라는 네 가지 수단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키텍처를 통한 행동 규제란, 공원 벤치에 팔걸이를 설치해 노숙자들이 눕기 어렵게 만드는 등, 인프라나 건조물 등을 물리적으로 설계해 어떤 특정한 행동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규제를 말..

치료받을 권리

1. 개괄 티머시 스나이더가 쓴 '치료받을 권리'를 읽었다. 그는 역사학자로서 맹장염, 패혈증으로 치료받은 경험을 토대로 치료받을 권리가 인권의 문제임을 지적한다. 미국에서는 상업적 의료체계를 구축하여 치료받을 권리가 보장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2. 발췌 공감은 분노와는 전혀 다르지만 분노와 함께 작동했다. 두 개의 각기 다른 감정은 하나의 진실, 나의 근본을 드러냈다. 미국은 마땅히 자유의 나라이건만 병과 두려움이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든다. 자유는 각자의 일이지만 우리 중 누구도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자유로울 수 없다. 개인의 권리를 위해선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치의 악행들에 진정으로 반대하려면 우리는 그 악행의 정반대, 즉 선의를 향해 나아갈 길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 노력의 일부가..

피크 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

1. 개괄 브래드 글로서먼이 쓴 '피크 재팬, 마지막 정점을 찍은 일본'을 읽었다. 그는 1991년에 마이니치신문 기자로 일본에 체류한 이래로 27년간 도쿄에서 살면서 보고 들은 경험과 수집한 자료와 인터뷰가 집대성된 결과물로 이 책을 냈다. 2. 발췌 우리는 지도자가 필요 없다. 오히려 일본 정치는 구식이고 막후에 보이지 않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료들이 주도한다. 국회는 관료의 역할을 승인하는 정치적 장치일 뿐이다. -고다 요지 그는 이런 시스템을 재포크라시라고 불렀다. 고다는 이 시스템 때문에 일본이 위기 대응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도록 방치된다고 믿는다. 3월 11일 발생했던 사고의 원인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일본인에게 자신들을 성공하게 해주었던 요인이 이 날의 실패를 초래했던 것이 아닌가라고 되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