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141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읽고

1. 개괄 김영민 교수가 쓴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읽었다. 그는 현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다. '추석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라는 칼럼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동안 기고했던 글들을 주제별로 분류하였고 끝에는 인터뷰한 내용을 실고 있다. 2. 발췌 삶은 전쟁이고 나그네가 잠시 머무는 곳이며 죽고 나면 명성은 잊힌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우리는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무시한다...삶은 그런 식으로 소진되며 죽음은 예기치 못하게 다가온다(루크레티우스) 힘은 너무나 약했고 목표는 아득히 멀었다...그러나 너희들은, 인간이 인간을 도와주는 그런 세상을 맞게 되거든 관용하는 마음으로 우리를 생각해다오(베르톨트 브레히트) 이제 공동체는 개인의 고독을 인정한 위에서만 건설될 수 있다는 ..

사람에 대한 예의를 읽고

1. 개괄 권석천 기자가 쓴 '사람에 대한 예의'를 읽었다. 그는 jtbc에서 보도국장, 중앙일보에서 논설위원을 지낸 바 있다. 서문에서 사람에 대한 예의는 시대를 움직이는 정신이고, 가장 행복한 세대로서 제대로 살고 있는지, 다음 세대를 위해 무얼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은 사회에 대한 예의라고 말합니다. 저널리스트로서 기사로, 논설로 다 말하지 못한 것을 특유의 문체로 썼다. 2. 발췌 비극은 나는 남들과 다르다고 믿는 데서 출발한다...나도 별수 없다는 깨달음. 인간을 추락시킨다는 절망도, 인간을 구원하는 희망도 그 부근에 있다. 불행이 엄습했을 때, 범죄와 혐오의 대상이 됐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책하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를 혐오하는 것이 아니다. 불행과 범죄와 혐오에 맞서 싸우는 ..

세상과 나 사이를 읽고

1. 개괄 타네하시 코츠가 쓴 '세상과 나 사이'를 읽었다. 그는 주로 미국 내 흑인과 관련된 사회 문화 정치 문제를 다룬 글을 써왔고 2015년 이 책을 발표하였다. 이 책은 저자가 열다섯 살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책에서 가장 크게 두드러지는 건 실존적인 두려움, 불안이다. 그 불안은 몸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2. 발췌 인종은 인종주의의 자식이지, 그 아비가 아니다. 내가 아는 건, 연기가 불에서 피어오르듯 폭력은 두려움에서 떠오른다는 사실이다. 깨지지 않는 약속은 없다는 것을, 특히나 아침에 눈을 뜬다는 약속은 더더욱 그렇다는 것을. 이건 절망이 아니야. 우주는 본래부터 이런 것들을 더 선호하지. 명사보다는 동사를, 상태보다 운동을, 희망보다 투쟁을 말이다. 역사는 온전..

인생의 발견을 읽고

1. 개괄 시어도어 젤딘이 쓴 '인생의 발견'을 읽었다. 저자는 프랑스 역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낯선 사람들 간의 지적 교류를 돕는 비영리단체 옥스퍼드 뮤즈 재단을 이끌고 있다. 이 책은 우리 삶을 가치 있고 위대하게 만드는 28가지 질문을 던진다. 2. 발췌 독일의 신학자 폴 틸리히는 사랑의 첫 번째 의무는 경청이라고 말했다. 복종은 누구나 학교에서 배우지만 반항은 교육으로 길러지는 것은 아니고 반항에 주어지는 보상도 거의 없다. 간디는 그의 삶을 한마디로 진실에 대한 실험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를 풍요롭게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남의 생각을 배우는 것이다. 토머스 모어는 해법을 안다고 믿으면서도 너무 큰 기대를 품지 않고 최대한 현실적으로 접근했다. '완벽히 좋게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덜 나쁘게..

행복이 거기 있다 한 점 의심도 없이를 읽고

1. 개괄 정지우가 쓴 '행복이 거기 있다 한 점 의심도 없이'를 읽었다. 이 책은 에세이이고 5부로 구성되어 있다. 2. 발췌 완벽하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다. 완전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불완전함 속에서도 그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기에 한 줌의 행복이 허락되는 것이다. 등단을 하거나 책을 내거나 그 밖의 수상을 하여 작가라는 이름이 사회적으로 부여되었다고 하더라도 오늘 쓰지 않았다면 그는 쓰는 자가 아니다. 반면 그런 것과는 아무 상관 없이 오늘 썼다면 그는 쓰는 자이다. 삶에서는 감정을 따라야 하는 순간보다 이겨내야 하는 순간이 더 많을 듯하다. 불행은 과도한 의미 부여에서 시작된다. 2021. 1. 29. 서울에서 자작나무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1. 개괄 똘스또이가 쓴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세번 째다. 똘스또이의 인생관과 사상이 집약된 묵상록의 형식을 띠고 있고 러시아와 세계 질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2. 발췌 무릇 참다운 사상, 살아있는 사상은, 기르는 힘과 변화하는 힘을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서서히 나무처럼 변하는 것이지 구름처럼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삶의 길이가 아니라 깊이이다. 문제는 삶을 지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고귀한 영혼의 행위처럼 영혼으로 하여금 시간을 초월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삶을 살고 있을 때 시간 같은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에머슨) 인간은 죽는 것이나 돈과 집과 재산을 잃는 것은 그리 슬퍼할만한 일이 아니다. 그런 일들은 원래 인간에..

배움의 발견을 읽고

1. 개괄 타라 웨스트오버가 쓴 '배움의 발견'을 읽었다. 장르를 에세이로 봐야 할지, 자서전으로 봐야 할지 애매하다.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모르몬주의에 따라 산 기슭에서 살던 저자가 오빠 타일러의 권유에 따라 브리검 영대학교에 진학하고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러면서 변화한다. 2. 발췌 피해망상과 종교적 원리주의가 내 삶을 어떤 모습으로 규정해 가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 삶에서 앗아 가고 그 자리를 학위와 자격증-젊잖은 외형을 갖추는데 필요한 것-등으로만 채워가도록 할지 외할머니라면 이해했을 것이다. 결국 엄마가 산파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은 아버지 때문이 아니었다. 엄마는 스스로를 설득했다. 아무런 투쟁도 없이 그냥 포기해 버릴 수 없는 것이 엄마..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고

1. 개괄 김수현이 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었다.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2. 발췌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의 도구가 되지만 시와 아름다움 낭만과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죽은 시인의 사회 중에서) 사랑의 반대말이 증오나 분노가 아니라 무관심이듯, 생의 반대말은 죽음이나 퇴행이 아니라 방어의식(김형경의 사람풍경 중에서) 자존감의 본질은 자신에 대한 신뢰이자 행복을 누릴 만한 사람이라 여기는 자기 존중감이다. 폐쇄지위란 기존의 사회 가치 체계를 그대로 순응하고 전념한 유형인데 이론에 따르면 이 지위가 낮은 정체성에 있는 이유는 위기의 부재에 있다. 삶이란 결국 모호함을 견뎌내는 일이다. 개인주의는 행복감을 느끼는데 중요한 문화적 특성..

다정한 편견을 읽고

1. 개괄 소설가 손홍규가 쓴 산문집 '다정한 편견'을 읽었다. 저자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칼럼들을 묶어 책으로 냈다. 2. 발췌 어둠은 모든 걸 공평무사하게 취급하는 힘이 있었다. 나는 적당한 어둠이 가져다준 평화가 고마웠다. 그래서 나는 널리 알려진 루쉰의 문장을 다시 인용할 수밖에 없다. '희망이란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중세의 어느 아랍인이 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팔과 다리를 잃으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영혼을 잃는다면 그 사실을 알 수가 없다.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영혼이 없기 때문이다. 문장에서 윤리를 거론할 수 있다면 나는 마땅히 타인에 대한 ..

여행의 이유를 읽고

1. 개괄 작가 김영하의 산문 '여행의 이유'를 읽었다. 그는 여행의 이유를 삶과 글쓰기, 타자에 대한 생각들을 주제어로 하여 풀어낸다. 2. 발췌 여행기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평범한 회사원 그런 인물은 없어' 모든 인간은 다 다르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조금씩은 다 이상하다. 작가로 산다는 것은 바로 그 다름과 이상함을 끝까지 추적해 생생한 캐릭터로 만드는 것이다. 소설 쓰기는 나에게 여행이고 낯선 세계와 인물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경험이었던 것이다. 작가의 뇌는 들고 다니기 어렵지 않지만, 그 뇌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는 모국어로 짜여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