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136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1. 개괄 똘스또이가 쓴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읽었다. 세번 째다. 똘스또이의 인생관과 사상이 집약된 묵상록의 형식을 띠고 있고 러시아와 세계 질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2. 발췌 무릇 참다운 사상, 살아있는 사상은, 기르는 힘과 변화하는 힘을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서서히 나무처럼 변하는 것이지 구름처럼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삶의 길이가 아니라 깊이이다. 문제는 삶을 지속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고귀한 영혼의 행위처럼 영혼으로 하여금 시간을 초월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삶을 살고 있을 때 시간 같은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에머슨) 인간은 죽는 것이나 돈과 집과 재산을 잃는 것은 그리 슬퍼할만한 일이 아니다. 그런 일들은 원래 인간에..

배움의 발견을 읽고

1. 개괄 타라 웨스트오버가 쓴 '배움의 발견'을 읽었다. 장르를 에세이로 봐야 할지, 자서전으로 봐야 할지 애매하다. 정규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모르몬주의에 따라 산 기슭에서 살던 저자가 오빠 타일러의 권유에 따라 브리검 영대학교에 진학하고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러면서 변화한다. 2. 발췌 피해망상과 종교적 원리주의가 내 삶을 어떤 모습으로 규정해 가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 삶에서 앗아 가고 그 자리를 학위와 자격증-젊잖은 외형을 갖추는데 필요한 것-등으로만 채워가도록 할지 외할머니라면 이해했을 것이다. 결국 엄마가 산파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은 아버지 때문이 아니었다. 엄마는 스스로를 설득했다. 아무런 투쟁도 없이 그냥 포기해 버릴 수 없는 것이 엄마..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고

1. 개괄 김수현이 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를 읽었다.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2. 발췌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의 도구가 되지만 시와 아름다움 낭만과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죽은 시인의 사회 중에서) 사랑의 반대말이 증오나 분노가 아니라 무관심이듯, 생의 반대말은 죽음이나 퇴행이 아니라 방어의식(김형경의 사람풍경 중에서) 자존감의 본질은 자신에 대한 신뢰이자 행복을 누릴 만한 사람이라 여기는 자기 존중감이다. 폐쇄지위란 기존의 사회 가치 체계를 그대로 순응하고 전념한 유형인데 이론에 따르면 이 지위가 낮은 정체성에 있는 이유는 위기의 부재에 있다. 삶이란 결국 모호함을 견뎌내는 일이다. 개인주의는 행복감을 느끼는데 중요한 문화적 특성..

다정한 편견을 읽고

1. 개괄 소설가 손홍규가 쓴 산문집 '다정한 편견'을 읽었다. 저자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칼럼들을 묶어 책으로 냈다. 2. 발췌 어둠은 모든 걸 공평무사하게 취급하는 힘이 있었다. 나는 적당한 어둠이 가져다준 평화가 고마웠다. 그래서 나는 널리 알려진 루쉰의 문장을 다시 인용할 수밖에 없다. '희망이란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중세의 어느 아랍인이 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우리는 팔과 다리를 잃으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영혼을 잃는다면 그 사실을 알 수가 없다. 영혼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영혼이 없기 때문이다. 문장에서 윤리를 거론할 수 있다면 나는 마땅히 타인에 대한 ..

여행의 이유를 읽고

1. 개괄 작가 김영하의 산문 '여행의 이유'를 읽었다. 그는 여행의 이유를 삶과 글쓰기, 타자에 대한 생각들을 주제어로 하여 풀어낸다. 2. 발췌 여행기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그것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평범한 회사원 그런 인물은 없어' 모든 인간은 다 다르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조금씩은 다 이상하다. 작가로 산다는 것은 바로 그 다름과 이상함을 끝까지 추적해 생생한 캐릭터로 만드는 것이다. 소설 쓰기는 나에게 여행이고 낯선 세계와 인물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경험이었던 것이다. 작가의 뇌는 들고 다니기 어렵지 않지만, 그 뇌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는 모국어로 짜여 있..

평소의 발견을 읽고

1. 개괄 유병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쓴 '평소의 발견'을 읽었다. 그는 광고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우리에게 중요한 건 평소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2. 발췌 가장 감동적인 글은 필자가 말하거나 설명하지 않고 당시의 상황을 보여줄 때 나온다(톨스토이). 삶이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은 죽음이다(스티브 잡스) 용기란 두렵지 않은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이다(앰브로즈 레드문) 10년 뒤 당신은, 당신이 한 것보다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게 될 것이다(마크 트웨인) 겉으로만 멀쩡해 보일 뿐, 존엄이 사라진 인간이 빛나는 경우를 저는 본적이 없습니다. 3. 소감 일상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다. 2020. 9. 1. 서울에서 자작나무

임계장 이야기를 읽고

1. 개괄 조정진씨가 쓴 '임계장 이야기'를 읽었다. 그는 38년간 공기업 정규직으로 일하다가 2016년 퇴직 후 4년째 시급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버스회사 배차계장, 아파트 경비원, 빌딩 주차관리원 겸 경비원을 거쳐 버스터미널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하다 쓰러져 해고되었다. 지금은 주상복합건물에서 경비원 겸 청소원으로 일하고 있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임계장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준말이다. 2. 발췌 하루 종일 숨이 가빴지만 나는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 나의 시간은 낮도 밤도 오롯이 회사의 것이었다. 비정규직을 한 식구로 쳐주는 곳은 아직 보지 못했다. 회사는 시급으로 계산된 임금을 주고 나면 더 이상 신경 쓸 일이 없다. 은행잎이 아름다운 건 나무에 매달려 있을 때다. 우수수 떨어진 은행잎들이 내게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