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279

전지적 불평등 시점

1. 개괄 명로진이 쓴 "전지적 불평등 시점"을 읽었다. 2. 발췌 군주를 섬기는 속세의 사람들은 모두 손숙오가 초나라 장왕을 만난 것을 행운이라 한다. 그러나 도를 아는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여기니, 이는 초나라의 행운이라 한다. -여불위 여씨춘추 중 어떤 시민도 가장 가난한 시민 재산의 5배를 넘겨 가져선 안 된다. -플라톤 법률 중 가난은 혁명과 범죄를 낳는다. -아리스토텔레스 2024. 7. 11. 서울 자작나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1. 개괄 경향신문사가 2017년 펴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를 읽었다. 2. 발췌 그러므로 공화국이란 인민의 것이다. 그러나 인민이란 아무렇게나 모인 모든 사람들의 집단은 아니고, 법에 대한 합의와 이익의 공유를 통해 결속된 대중의 집단인 것이다. -키케로 2차대전 후에 생겨난 독일 노사공동결정제도는 1951년에 제정된 탄광과 철강 산업 노동자의 공동 결정에 관한 법률을 효시로 한 것이에요. 그 법 덕분에 독일의 탄광지역이었던 루르 지방은 지금도 독일 산업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예요. -김상봉 유럽을 보면 모든 공공성 논의의 핵심은 결국 개인성으로 귀결됩니다.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책으로 나온 결과가 각 개인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듬는 것입니다. -박명림 우리는 사회 불의보다 차라리 무..

통찰

1. 개괄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쓴 "통찰"을 읽었다. 2. 발췌 이용희 전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교수...'중심과 변방의 이론'이라는 권역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국제질서가 바뀔 때는 변두리에 있는 나라는 빨리 빠져나갈 수가 있다. 그래서 일본은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에서 얼른 영국 중심의 국제질서로 옮겨 갈 수 있었고, 우리는 소화를 자처하면서 중심에 가까이 있었던 만큼 변화에 보수적이어서 끝까지 빠져나오지 못했다. 미국이 199개국에 나가 있지만 주둔한 나라 군대의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한 곳밖에 없다. 우리 나라, 한국. 우리 쪽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인도주의 사업이라고 주장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남북의 사는 형편 차이가 너무 드러나는, 체제 우열이 그야말로 그림처럼 드러..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

1. 개괄 제임스 길리건이 쓴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를 읽었다. 정치와 죽음의 관계를 밝힌 정신의학자의 보고서다. 이 책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불평등이 커지면 살인율 자살율이 높아진다. 불평등이 미국 공화당 집권 때는 커지고 민주당 집권 때는 줄어든다. 공화당이 집권하면 죽음의 전영병이 번진다. 폭력 뒤에는 수치심이 숨어 있다. 실직이 늘면 수치심이 커진다. 2. 발췌 파블로 파즌질베르 등은 세계 39개국에서 소득 불평등과 국내총생산이라는 관련 경제 변수와 살인율의 관계를 분석하여 한 국가 안에서도, 국가와 국가를 비교했을 때도 살인율은 소득 불평등 비율에 정비례하고 국내총생산에 반비례한다고 결론지었다. 실업의 동태만으로 임금 불평등의 모든 편차가 79퍼센트 설명된다...불평등을..

초월적 정의

1. 개괄 칼 프리드리히가 쓴 "초월적 정의"를 읽었다. 역자 이국운 교수가 헌정주의의 종교적 차원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저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헌법정치학자다. 역자는 서구의 정치사상사에서 초월적 정의가 끈질기게 추구되었는데 초월적 정의가 기독교 정치사상에서 확연하게 드러나는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개인의 자율성과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서구적 헌정주의의 두 축은 세계의 창조와 구속과 완성을 주관하는 신에 대한 신앙을 전제로 자유 속에서 정의의 초월적 근거를 추구하는 방식으로만 정당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역자는 또한 '기독교적 헌정주의가 초월적 정의에 토대를 둔다는 점은 마태복음 7장 초입의 산상수훈에서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이 구절에 등장하는 너희가 하는 심판과 너희가 받을 ..

검찰의 심장부에서

판사가 사안에 따라 서증과 물증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경험칙과 상식을 근거로 삼아 사실인정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고, 세상사와 법률관계에 대한 많은 경험과 이해가 있어야 한다. -한동수 " 검찰의 심장부에서 " 169면 형사법의 저명한 권위자인 미국의 리처드 레오 교수는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미국 수사관들은 결코 중립적이거나 불편부당하지 않고 오히려 대단히 편파적이고 전략적이며 목표지향적이라고 결론지었다. -한동수 같은 책 342면 2024. 5. 18. 서울 자작나무

헌법과 양심의 길을 따라

몽테뉴는 인간사회의 기초를 연민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느낀다. 함께 겪는다는 의미에서의 연민이 아니라면 모든 것은 그저 무너져가는 허구의 공동체라고 말이다. 마녀재판이라는 혐오와 배제의 정책이 한 시대의 문화가 되어 아무렇지 않게 횡행하던 시대에, 그는 마녀 혐의로 갇혀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묻고 살펴본다. 그 시대 사람으로는 드물게, 그는 마녀의 존재를 부정하였다. 수사방법으로서의 고문이 당연시되고 합법이었던 시대에, 그것은 인내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는 방법인지는 몰라도 진실을 알 수 있는 수단은 아니라고 비판하였고, 사형제도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최권행). -김이수 헌법재판관 고희 기념 헌정 논문집 23면 2024. 5. 1. 서울

목적론적 해석의 합리적 재구성

해석의 대상이 되는 법률에 담긴 법의 목적을 합리적으로 확정하고, 그 목적을 합리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면, 목적론적 해석을 하나의 건전한 논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처럼 합리적으로 재구성된 목적론적 해석의 방법은 자의적 해석을 통제하면서 올바른 법해석을 추구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법해석을 통해 정당한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목적론적 해석을 우회할 수는 없는 것이다.-공두현 박사학위 논문  "목적론적  해석의 합리적 재구성" 375면에서 인용이 때 필요한 논거 평가의  기준이  논거의 수용가능성, 결론과의 관련성, 충분성이다.-위 논문 320면에서 인용미국에서 원본주의와 결합한 신문언주의는 법제정시를 해석의 기준시점으로 삼고자 하지만, 목적주의의 관점에서는 기준시점을 법적용시로 보..

판결 너머 자유

1. 김영란 김영란 전 대법관님이 쓴 "판결 너머 자유"를 읽었다. 예전에 쓴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를 읽은 적도 있다.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롤스의 정치적 자유를 설명하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분석한다. 우선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는 합당한 다원주의 사회를 표방하는 입헌민주주의하에서 그에 들어맞는 제도나 원칙, 기준이나 법칙에 적용되는 정치관을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롤스는, 근대 민주사회란 신념체계가 통일되어 있는 사람들의 집단으로서의 공동체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합당한 다원주의 사회란 획일적인 하나의 신념체계만을 인정하는 사회가 아닌 상반되지만 합당한 신념체계들이 공존하는 사회를 말한다. 2. 중첩적 합의 롤스는, 독립해 구축된 정치적 영역에서의 근본적인 정치적 문제에 관한 공공적 합..

세계사형백과

1. 개괄 카를 브루노 레더가 쓴 "세계사형백과"를 읽었다. 저자는 1929년 라이프니츠 근교에서 태어나 1949년 반소 선전의 죄로 25년간 노역형을 선고받았다가 1956년 석방되었다.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연극학을 전공하였고 자유 작가로 일했다. 저자는 사회 현상은 그 초기 형태를 보면 그것의 발달 메커니즘을 알 수 있음을 전제로 사형 연구도 그 최초의 근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개인과 사회에 누적된 불안 심리와 억압된 공격심 때문에 사형수들은 속죄양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2. 발췌 국가가 형성됨에 따라 부족 체제가 붕괴해 가는 곳은 어디서나 국가권력은 먼저 피의 복수에 대해 이의를 주장하며 그 다음에는 점차 이를 압박하고 종국에는 이를 폐지한다. 자기의 죄를 스스로 극복하려 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