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스위스, 파리여행을 다녀와서 5(융프라우)

자작나무의숲 2006. 11. 1. 22:47

여행 5일째는 융프라우 요흐에 가는 날이다. 융프라우 지역에는 고산준봉이 많다. 영화 007을 찍은 해발 2971미터의 실톤도 있고, 해발 4107미터의 뮌히봉, 해발 4158미터의 융프라우 봉이 있지만, 융프라우 요흐는 산악열차와 엘레베이터로서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유럽의 최정상이다. 그래서 별칭이 'top of europe'다.

 

승합차량이 찬 날씨에 시동이 안켜져서 30분이상 지체하였다. 예정과 달리 west역(ost 역에서 출발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한다)에서 기차를 타고 라우터 브루넨에 도착하여 산악열차를 갈아타고 세계스키대회가 열리는 벵엔을 거쳐 클라이네 샤이덱을 통과하여 융프라우 요흐에 도착하였다.

 

산악열차를 타고 지나는 길 곳곳에 인가가 있었다. 저사람들은 이 높은 곳에서 살 생각을 했을까? 기차가 없던 시절에도 산 것일까?

 

산악열차는 산 중간 중간에 2-3분 정도 정차하여 고도를 달리한 융프라우 요흐의 경치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2회 정도 정차한 것 같은데 고산적응의 기회를 주기 위한 배려인 것 같기도 하였다. 산악열차를 타는 데 드는 비용도 왕복으로 1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았다(가이드님이 계산을 해서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

 

융프라우 요흐는 해발 3453m에 있고 날씨가 변화무쌍하여 그 정상을 제대로 볼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데. 우리가 간 날은 매우 화창하여 눈 덮인 융프라우 요흐를 선명하게 볼수 있었다.

 

우선 레스토랑에서 스위스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마치고 고산에 어느 정도 적응한 다음 엘레베이터를 타고 스핑스 전망대에 올라 융프라우 요흐를 쳐다보고, 그 밑으로 끝 없이 펼쳐지는 빙하를 보니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재미난 것은 스핑스 전망대에 시계점이 있는데 그곳에 한국배우 '이동건 '의 브로마이드가 걸려 있다는 점이다. 아닌게 아니라 인터라켄, 융프라우 요흐에는 한국사람이 정말 많았다. 2번 마주친 사람들도 있었다. 스피에츠 호수에 만난, 배낭여행하는 한국 여자 2명은 융프라우 요흐는 한국사람이 많아서 실톤봉으로 간다고 할 정도였다. 

 

융프라우 스핑스 전망대 밑으로 내려오니 얼음동굴이 있었는데 그곳에 새겨진 펭귄이며 곰이 아름답다못해 영롱하였다. 20세기 초에 건설한 산악열차, 엘레베이터, 융프라우 요흐, 얼음동굴..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가 한계일까? 대한민국에도 세계 최고로 내세우는 것이 많지만, 융프라우 요흐를 보고 나니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스위스 사람들은 어떻게 3453m의 산을 기차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오를 생각을 했을까? 암벽을 뚫고 터널을 만들고 터널 속으로 기차를 지나가게 할 생각을 했을까? 레스토랑 옆에서, 융프라우 요흐가 새겨진 엽서 한 장을 사서 아들에게 부칠 편지를 썼다. '자연의 위대함과 그것을 아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너에게 보여주고 싶다. 네가 원하는 것을 찾아 끝까지 추구하길 빈다'는 내용인데 지금까지 도착하지 아니하였다.

 

내려갈 때는 경로를 바꾸어 클라이네 샤이덱을 거쳐 그린델 발트로 하산하였는 데 황태욱 가이드님의 제안에 따라 브란덱에서 내려 40분 정도 걸어서 내려왔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날 쮜리히 노천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일행 6명을 상대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관하여 설문조사했는데, 단연 1위가 융프라우 요흐 하산 길이었을 정도로 그 경치며 분위기가 돋보였다. 

 

그 이전 융프라우 요흐에서 브란덱으로 내려가는 기차칸에서 스위스 처녀를 만났는데, 그녀는 융프라우 요흐에 근무하고 겨울에는 스키를 타고 내려온다고 하였다. 그녀가 하는 말이 '스키를 타고 내려 오는데 사람들이 많아 성가시다'고 하길래, 내가 '당신 같은 미인이면 알프스를 하루 정도 빌릴 수 있지 않느냐'고 하였더니 수줍게 웃었다. 그 모습이 천진난만하여 'you look like heidi' 라고 말했더니 얼굴을 붉혔다.

 

그녀가 '자신이 몇 살같이 보이냐'고 말을 건네는 모습에서 관광대국 스위스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엔 19살했다가 나중엔 22살을 불렀는데 29살이라고 하였다(가이드님의 통역이 있었다). 융프라우 요흐의 감상은 글로 적는 것보다 직접 보는 것이 나을 듯 싶어 간략하게 기재하였다.

 

 

                 2006. 11. 1. 창원에서 자작나무 올림

 

 

 (스위스 융프라우 요흐임).

 

 

(융프라우 요흐를 내려오는 기차칸에서 만난 하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