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빌러비드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0. 6. 21. 14:05
1. 개괄
토니 모리슨의 소설 '빌러비드'를 읽었다. 작가는 1987년 이 작품을 썼고 1993년 흑인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시간적 배경은 1873년 여름에서 1874년 6월까지 일 년이다. 세서와 딸 덴버가 살고 있는 집에 떠돌이 흑인 남자 폴 디와 연약하고 아름다운 아가씨 빌러비드가 찾아오면서 일이 일어난다.
세서가 18년 전 시어머니 석스의 집으로 들어닥친 노예 사냥꾼에게 자식을 넘겨주지 않으려고 어린 아이의 작은 목을 톱니로 그었다는 사실과 빌러비드가 그 갓난아이인 사실이 드러난다.

2. 발췌
그녀와 덴버가 살고 있다고 믿는 더 나은 삶이란 단순히 과거의 삶이 아닌 삶이었다.

캄캄한 밤은 오히려 무섭지 않았다. 그녀는 밤과 같은 색깔이니까.

노예로 육십 년 자유인으로 십 년을 살며 배운 교훈을 세서와 덴버에게 남겼다. 이 세상에 불운은 없다. 백인들이 있을 뿐이다, 라고.

자유로운 공기라고는 단 한 숨도 마셔 보지 못한 핼리가 대체 어떻게 알았을까? 이 세상에 자유처럼 좋은 게 없다는 사실을. 베이비 석스는 그게 두려웠다.

무엇이든 선택해서 사랑할 수 있는-욕망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곳에 도달하는 것, 그래, 그게 바로 자유였다.

3. 소감
1856년 일어났던 마거릿 가너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소설에서는 세서가 소름 끼치는 사건을 다시 겪은 후에야 비로소 빌러비드 혹은 과거의 망령으로부터 벗어난다. 다시 겪은 과거에서 그녀의 선택은 달랐다. 어린 딸 아이의 목을 긋는 대신, 노예 사냥꾼이라고 착각한 집주인 보드윈을 향해 얼음송곳을 휘두른 것이다. 이로써 빌러비드는 나쁜 꿈처럼 사라져버린다.

2020. 6. 21. 서울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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