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천년의 사랑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9. 1. 27. 12:04

1. 개괄

양귀자의 소설 '천년의 사랑'을 읽었다. 1995년 작품이다. 이 소설엔 두 개의 사랑이 있다. 하나는 오인희와 성하상의 사랑, 다른 하나는 오인희와 김진규의 사랑이다. 전자는 전생의 사랑을 완성하는 천년의 사랑이고 후자는 부모의 반대에 좌절되는 1년의 사랑이다. 오인희는 후자의 사랑이 끝남에 따라 얻은 상처를 전자의 사랑으로 회복될 즈음 인희라는 딸을 낳고 죽는다.

 

2. 발췌

우리 모두가 사랑이라고 부르는 그것은 얼마나 이기적인 감정인가. 그것도 알고 보면 또한 얼마나 치사한 것이던가.

 

사랑이야말로 믿음이 아니던가. 나는 너를 믿고 너는 나를 믿는다는 약속이 곧 사랑 아닐까.

 

왜 아이는 포기하지 않는거야? 기어이 미혼모가 되어서 인희씨 인생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이유가 뭐냐구 / 내 인생이 망가진다고 아이를 포기해요?

 

이십팔 년을 살아오면서 그토록이나 부재의 부피가 컸던 어머니라는 존재와의 만남이 이렇게 쓸쓸하고 황당한 것이었던가.

 

당신이 알고있는 논리만으로는 현실의 반대편을 들여다 볼 수가 없습니다. 현실의 반대편을 볼 수 없는 사람은 진실하게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3. 소감

소설 중간에 황지우의 시 '너를 기다리는 동안'이 나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이 있을까'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부분이 와 닿았다.

 

실수로 소설 하권을 먼저 읽고 상권을 읽게 되었는데 상권이 밋밋하게 느껴졌다. 인생도 하권을 읽은 상태에서 상권을 읽는다면 어떻게 될까?

 

2019. 1. 27.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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