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개미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9. 7. 11. 08:30

1. 개괄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장편소설 '개미'를 읽었다. 1993년 초판이 발행된 이 책을 지금에야 읽었다. 저자가 13년 걸려 완성한 작품이다. 그는 개미가 지구의 진정한 주인이기때문에 어릴 때부터 개미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크기가 똑같은 여섯 개의 성냥개비로 네 개의 정삼각형을 만드는 방법을 화두로 던지고 이 소설을 진행한다. 그 유일한 방법은 피라미드를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3중의 구조가 보다 높은 차원에서 하나로 수렴되는 것, 즉 3차원의 발견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우리 인간도 보다 큰 세계에 비하면 개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우려고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2. 발췌

더 이상 다른 개미들을 위하여 살지 못하고 그저 저 하나만을 위해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사람이 영원히 고치 속에서 살 수 없는 거야. 이 지하실이 나에게 고치를 뚫고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 거야.


호감은 가지만 내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용기를 발휘하기보다는, 싫어도 내가 아는 사람을 위해 비겁자로 처신하는 게 더 나을 때가 가끔은 있는 법이지요.


자연의 힘은 다양성 속에 있다...이것저것 다 모여 있는 것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그 다양한 것들 중에서 어느 한 종류가 다른 종류 때문에 소멸당하는 것이 진짜 위험한 것이다.


어째서 그런 자기희생의 모습을 보이는 걸까? 현재 내 연구가 도달한 수준에서 말한다면, 그것은 겸양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개미에게는 자신의 죽음이 그리 대단한 사건이 못 되는 것 같다. 즉, 방금 전까지 하고 있던 일을 단념할 만큼 개체의 죽음이 그리 중요한 사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개미는 지구 상에서 두 번째로 커다란 문명을 이루고 있습니다. 


부엌에 출몰하는 개미를 몰아내는 방법이 없느냐고 나에게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당신은 무슨 권리로 당신의 부엌이 개미 것이 아니고 당신 것이라고 주장하는가?...당신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어떤 약속이 맺어졌기 때문에 가공된 자연의 일부가 당신의 소유물이 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끼리의 약속일 뿐이다.


개미 세계에서는 냄새를 이용해서 대화한다. 더듬이를 이루는 열한 개의 마디에서 페르몬을 발하여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이다.


'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라고 자문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일이 제대로 되게 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하는 사람들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생기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종들은 제 나름의 쓸모를 갖고 있는 것이고 생명 형태의 다양성이 바로 자연의 본질입니다. 어느 한 종을 파괴하는 것은 하나의 죄악입니다.


연대의식은 기쁨이 아닌 고통에서 생긴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인가? 지금이다! 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자기 앞에 놓인 일에 전념하는 것이다. 행복의 비결이란? 땅 위를 걷는 것이다!


우리는 그 '기적적으로 살아난' 개미들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보통 개미들보다 주위 환경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는 점이었다.


3. 소감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상상력 사전'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소설이야말로 상상력의 극대화다. 최초로 인간과 대화에 성공했다는 개미 103683호를 만나고 싶다. 이왕이면 그 개미와 대화를 한 레티샤 웰즈 일행도. 


 2019. 7. 11. 서울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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