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소설 종의 기원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8. 12. 28. 22:44

1. 개괄

정유정 장편소설 '종의 기원'을 읽었다. 그녀가 쓴 '7년의 밤'을 읽고 오싹했던 기억이 난다. 소설의 제목은 '인간은 살인으로 진화했다'는 데서 영감을 얻은 듯 하다.

이 소설은 주인공 한유진이 사이코패스로서 무려 4명을 살해하고 2명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

인간의 악에 집착하는 이유에 관하여 작가는 평범한 비둘기라 믿는 우리의 본성 안에도 매의 '어두운 숲'이 있기 때문이고 이를 똑바로 응시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2. 개괄

약 끊기는 사막 같은 내 삶에 스스로 내리는 단비였다. 매번 그런 건 아니지만 단비의 비용으로 발작이라는 후폭풍을 치러야 한다.

 

어머니가 하염없는 두려움을 내 핏속에 쏟아넣는 사람이라면 해진은 내 심장에 노을 같은 온기를 불어넣는 사람이었다.

 

나에 대한 마지막 주권 정도는 되찾고 싶었다. 이 벌어먹을 상황이 어떤 식으로 끝나든 내 삶은 내가 결정하고 싶었다.

 

망각은 궁극의 거짓말이다.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완벽한 거짓이다.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비슷한 일을 반복적으로 변주하며 살아가는 게 인간의 삶이라는 걸

 

3. 소감

순수하게 선한 사람과 순수하게 악한 사람이 존재할까라는 작가의 의문에 공감한다. 인간이란 선과 악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놓은 존재이고 그러한 불완전성에 기초하여 제도를 설계해야 하며 예측은 빗나가기 마련이고 그때마다 주저없이 제도의 수정에 나서는 것이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가 아닐까?

 

이러한 범위를 넘어 인간의 선의 또는 인간의 악의를 전제로 완전한 제도를 계획하는 것은 무모하지 않을까?

 

2018. 12. 28.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