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기억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0. 7. 23. 11:06

1. 개괄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소설 '기억'을 읽었다. 역사교사인 르네가 퇴행 최면을 통해 최초 전생인 아틀란티스인 게브를 만나면서 일어나는 모험을 담고 있다. 주인공 르네, 오팔의 로맨스도 담고 있다.

 

2. 발췌

당신이라고 믿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당신은 누구인가요. 당신이 진정 누구인지 기억할 수 있나요?

 

역사 교사인 제 눈에 지금 세계는 기억 상실을 앓고 있어요. 과거의 실수들이 초래한 결과를 망각했기 때문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거죠.

 

다행히 아직 센강에 시신이 떠올랐다는 뉴스는 들리지 않는다...그 일은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이야. 내가 잊어버리기만 하면 돼. 그럼 그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게 될 거야.

 

순전히 게으름 때문에 과거를 잊어버리는 사람들이나,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과거의 실체적 진실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사람들이나, 결국 똑같이 과거를 반복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 사람들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해요.

 

인간의 정신이라는 것이 그토록 쉽게 외부 우리 뇌를 장난감 찰흙처럼 마음대로 주물러 변형시키고 그 안에 거짓말을 주입하면 결국 그 거짓말을 진짜로 믿어 버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니까.

 

바로 이 지점이 역사에 요구되는 역할입니다. 죄를 묻는 게 아니라 역사적 사실의 진정한 의미를 상기시키는 게 역사가 해야할 역할이라는 뜻이에요. 방금 말씀하신 그대로 바칼로레아에 답을 써야 하나요?

 

피룬은 자신의 느낌을 이런 표현으로 르네에게 전달한다. '애벌레한테는 끝인 것이 사실 나비한테는 시작이죠.' 이 두 구절이 가슴을 때린다. 그의 생각의 결정체인 이 문장들이 책으로 후세에 읽히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인간들은 대부분 진실의 영역보다 믿음의 영역을 중요시하죠.

 

작은 인간들의 세상에서는 항상 어떤 일에 대가가 따른다는 걸,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항상 같이 일어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세상을 상상하지 못해요. 항상 문제가 생길 때까지 더 가지려고 하죠. 천성이 그래요.

 

3. 소감

그의 소설 '개미'를 재미 있게 읽은 사람이라면 이 소설도 재미 있게 읽을 것 같다.

 

2020. 7. 23. 서울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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