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0. 9. 22. 22:09
1. 개괄
황정은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읽었다. 소제목이 4개인데, 주인공의 이름을 따서, 소라, 나나, 나기, 나나이다.

소라와 나나는 자매이고, 이들과 나기는 어릴 적 옆집에 살았고 나기 어머니가 지은 밥을 함께 먹은 사이다. 나기는 동성애자이다.

나나는 아이를 임신하지만 아이의 아버지와 결혼하는 것은 거부한다. 등장인물들의 가족관계는 대체로 사랑을 키우지 못한다.

2. 발췌
애자는 나나와 나에게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준 뒤, 언제고 그런 식으로 중단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고 덧붙였다. 너희의 아버지는 비참한 죽음을 맞았지만 그가 특별해서 그런일을 겪은 것은 아니란다. 그게 인생의 본질이란다. 허망하고. 그런 것이 인간의 삶이므로 무엇에도 애쓸 필요가 없단다.

바라보면 바라보고 바라보니 바라보고 바라보다 바라보고.

소라와 나나는 둘이 아닌 하나처럼 밀착되어 있었는데 이제 혼자 남겨지자 하나도 아니게 되어버린 듯했습니다.

어떻게 남이죠?
남인데.
가족인데.
가족은 남이 아닌가요?
남이 아니죠.

당신이 상상할 수 없다고 세상에 없는 것으로 만들지는 말아줘.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람의 일생이란 그뿐, 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3. 소감
소설 중간 중간에 '계속해보겠습니다'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삶이란 살아야 하는 것, 살아지는 것, 사는 것이 아닐까?

2020. 9. 22. 서울에서 자작나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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