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성찰)

안네의일기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7. 1. 17. 07:19

1. 개괄

안네 프랑크가 쓴 <안네의 일기>를 읽었다. 안네 프랑크와 그 가족은 유대인으로서 원래 독일에서 살았으나, 히틀러가 정권을 장악한 1930년대 초 네덜란드로 이주하여 잠시 호화로운 생활을 하였다. 아버지는 장사로 크게 벌었고 안네와 언니 마르고트는 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네덜란드는 독일군에게 점령당하자, 유대인인 안네의 가족은 다시 달아나야 했다. 마땅히 갈 곳이 없었으므로 암스테르담에 남아 '프린센 그라흐트' 운하가 보이는, 사무실로 쓰던 낡은 건물의 한 모퉁이에 숨어 지냈다. 당시 안네는 열세 살이었다. 


일기는 1942년 6월 14일부터 체포된 1944년 8월 1일까지 작성되었다. 안네는 체포당일 은신처에 있던 다른 7명과 함께 암스테르담의 감옥에 보내졌고, 대부분의 사람은 이내 죽는다. 안네도 1945년 2월 말 또는 3월 초에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로지 오토 프랑크만 유일하게 살아남아 1980년 8월 19일 사망할 때까지 바젤 외곽에서 살면서 딸이 남겨 놓은 일기장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전념했다.


2. 발췌


행복한 사람은 누구든 다른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법이야. 용기와 신념을 가진 사람은 결코 불행 속에 죽지 않아.


이제 내가 왜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가 하는 이유가 분명해졌어. 그것은 내게 참된 친구가 없기 때문이야.


사람은 싸우고 법석을 떨 때 상대방의 거짓 없는 성격을 볼 수 있다는 거야.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아빠의 진정한 애정-아빠의 딸로서만이 아니라 '안네'라는 나 자신에 대한 애정이야.


시계추가 정확히 8시 반을 알리면 아빠는 벌써 방에 돌아와 계신다. 물을 쓸 수도 없고, 화장실에 갈 수도 없고, 걸어다닐 수도 없다. 사무실에 아무도 없으면 작은 소리까지 창고에 들리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아무리 여러 사람에게 사랑을 받아도 고독할 때가 있는 법이야. 그 사람이 그 누구에게도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이 못 되기 때문이야.


엄마는 엘리에게 고난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경우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어. 그러나 자기가 불행할 때에 다른 사람의 불행을 생각해봐야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내가 그렇게 말했더니 엄마는 "넌 이런 일에 간섭하지 마"하고 꾸중하시더군.


어른들이란 모두 바보야. 우리가 스스로의 의견을 가지는 것까지도 허락하지 않는구나. 사람을 잠자코 있게 할 수는 있어도 의견을 못 가지게 할 수는 없는 법이야.


정말 안네는 미쳐버린 소녀구나. 그러나 나는 지금 미쳐버린 시대에 미쳐버린 환경 속에서 살고 있지. 이런 환경 속에서 적어도 가장 보람찬 순간은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글로 쓰는 때란다. 그러한 순간마저 없었다면 나는 벌써 질식해버리고 말았을 거야.


자기 나라의 국민을 대가 없이, 또는 다른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희생시키려는 나라는 없어. 영국도 마찬가지야. 상륙작전과 자유 해방의 날은 언제든 오겠지만, 그 D 데이를 정하는 것은 영국과 미국이지 피점령국들은 아니야.


'한 사람 기독교인의 잘못은 그 개인의 책임이고, 한 사람 유대인의 잘못은 모든 유대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옛 진리를 확인하면 더욱 슬퍼져.


우리는 여기서 2년 동안이나 살아왔고, 이제 점점 심해지는 압박을 어떻게 더 견뎌 나가란 말인가?


아빠는 내게 훌륭하게 되기 위한 싸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하셨어. "네 나이 때 있을 수 있는 일"이라든지 "다른 애들은", "그런 건 곧 잊을 수 있어"라고 말하는 건 듣고 싶지 않아.


3. 소감

히틀러는 무슨 이유로 유대인을 저리도 박해한 것인가? 우리 속의 히틀러는 없는가?


                     2017. 1. 17.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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