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희곡)

피그말리온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3. 12. 12. 19:22

1. 개괄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을 읽었다. 저자는 19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38년도 아카데미상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하였다. <만인의 정치진상>이라는 논문을 통해 교육을 강조하면서 군사력을 거부하고 점증적인 개혁, 의회의 개혁을 요구하는 페이비언의 이론을 강조하엿다. 피그말리온은 저자가 1912년에 썼고, 191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저자는 모든 위대한 예술은 교육적이어야 한다는 이론의 제창자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음성학 교수 히긴스가 빈민가 출신의 꽃파는 여자 일라이자에게 정확한 발음, 회화, 예의범절을 가르쳐 귀부인을 만든다. 피그말리온의 전설처럼 히긴스는 일라이자에게 애정을 느껴 구혼하려고 하나, 그녀는 이를 거부하고 프레디와 결혼한다. 앞에는 서문이, 뒤에는 후임담이 붙어 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2. 발췌

(히긴스)

어머니, 사람 하나를 데려다가 그자에게 맞는 새로운 말을 만들어 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는 것이 얼마나 멋지게 흥미로운 일인가를 어머닌 몰라요.

 

(네폼먹)

선생님은 대단하신 런던 사투리의 전문가시죠. 사람들이 입만 열면 바로 그 사람이 런던 어디 출신인지 맞히시죠. 저는 유럽 내의 어떤 사람이라도 그 고장을 맞힐 수 있어요.

 

(리자)

난 꽃을 팔았어요. 나 자신을 판 건 아니라고요. 그런데 선생님, 날 숙녀로 만들어놨으니 이젠 나 말고는 아무것도 팔 것이 없잖아요. 나를 발견했던 그곳에 놔뒀더라면 해요.

 

(둘라틀)

중산 계급의 도덕이라는 손아귀에 나를 꽁꽁 묶어서 쳐 박았다고요.

 

(리자)

누구라도 배울 수 있는 것을 별도로 치면, 진실인즉 숙녀와 꽃 파는 소녀의 차이는 어떻게 행동을 하느냐가 아니고 어떻게 대우를 받느냐에 있다는 걸 아시겠죠.

 

(히긴스)

고생이 생길 거라고 겁먹었다면 조물주가 이 세상을 만들었겠느냐? 생명을 만든다는 것은 고생거리를 만든다는 거다. 고생을 피하는 유일한 길은 모든 걸 없애버리는 거야. 너도 알겠지. 비겁한 놈은 언제나 고생거리 놈들을 죽여 버리자고 소리치고 있어.

 

(히긴스)

만약 네가 내 생활하는 방식의 냉정함과 긴장감을 견디지 못한다면 시궁창으로 돌아가는 거다.

 

3. 소감

해설을 읽기 전까지 난 히긴스가 리자에게 구혼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몰랐다. 그냥 호감이 있으나, 호감을 표현하지 못하고 툴툴거리는 정도로만 이해했다. 희곡과 달리 일부 공연에서는 히긴스와 일라이자가 결혼하는 해피엔딩으로 처리하여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고, 버나드 쇼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버나드 쇼는 이 희곡에서는 무엇을 교육하려고 하였을까? 꽃파는 여자도 가르치면 귀부인이 될 수 있다? 결혼은 고마운 사람과 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과 해야 한다?

 

                 2013. 12. 12.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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