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길 위의 인문학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1. 4. 22. 20:55

구효서 외 11인이 지은 <길 위의 인문학>을 읽었다. 역사 문학 철학을 전공한 학자와 문인, 대중이 매월 두 차례 역사 속 인물의 삶의 현장을 답사하고 서로 체험을 교감하는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사업이 있었는데, 여기서 진행된 강의와 답사의 결과물이 이 책이다. 감동적으로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아, 자릉의 기절을 내가 어찌 따라갈 수 있겠는가? 그러나 자릉은 나와 도를 함께 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이 세상을 잊지 못한 자로, 공자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다(남명 조식) 

 

경은 공경의 차원을 넘어 두려워하고 긴장하는 것이다.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하늘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의는 어떤 일이 닥쳤을 때, 그 일을 처리하는 기준이다. 경은 내면의 마음을 긴장상태로 유지하는 것이고, 의는 밖으로 일을 처리할 때의 척도이다.

 

산을 보고 물을 보고, 그리고 역사 속의 고인을 보고 그들이 살던 세상을 보라(남명 조식)

 

다산이 말하는 4가지 의로움이란 담백한 생각, 장중한 외모, 과묵한 말, 무거운 몸가짐을 가리킨다.

 

첫째, 외우는 데 민첩하면 그 폐단이 소홀한 데 있다. 둘째로 글짓기에 날래면 그 폐단은 들뜨는 데 있지, 셋째 깨달음이 재빠르면 그 폐단은 거친 데 있다(정약용이 제자 황상에게)

 

사람이 귀한 것은 신의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함께 지내며 즐거워하다가 헤어진 뒤에 서로를 잊는다면 그것은 짐승이나 다를 바 없다(정약용)

 

서쪽에서 온 사람이 말하기를 이정이 죽었다고 하니 이 말이 사실인가? 통곡하며 피눈물이 흐른다. 하늘이여, 원통하도다. 나는 누구와 함께 물외에서 노닐까? 세상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중히 여기나 나는 그 사람됨을 중히 여기네(허균)

 

1627년 정묘호란을 요행히 끝냈을 때 조선은 변했어야 한다. 하지만 정묘호란 이후 10년 동안 명분과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총론은 있었으되, 무엇으로 어떻게 지킬 것인지? 하는 구체적인 각론은 존재하지 않았다.

 

재산도 경국대전에 명기되어 있듯이 조선시대의 재산분배는 평분, 즉 아들 딸 구별 없이 똑같이 나누는 것이었다.

 

최근 들어 책 제목에 인문학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다 사 본 것 같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세상이라서 그런지.....

 

                     2011. 4. 22. 진주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