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갈등해결의 지혜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0. 7. 11. 19:23

강영진 박사가 쓴 <갈등해결의 지혜>를 읽었다. 저자는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 갈등해결연구원에서 갈등해결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내가 얼마 전 이 블로그에 쓴 '병원에서 절감한 비폭력대화법'에 강영진 박사가 댓글을 달아준 것이 계기가 되어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일터에서, 가정에서, 사회에서 자주 부딪히는 갈등해결의 방법과 예방법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에게 눈을 돌리고 상대방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게 된다.

 

갈등의 당사자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문제가 뭔지 모르는 채 성급히 해결책만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서로가 원하는 것을 함께 이루도록 해야 갈등이 해결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가 원하는 것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그릇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통합적 해결책이다. / 한쪽에서는 어떤 일을 추진하려 하고, 다른 쪽에서는 '결사반대'를 외치며 맞서는 상황에서는 결합과 통합이 아니라 그 반대의 접근법이 효과적이다. 즉 분해하는 것이다. / 결렴을 거듭하던 협상에 돌파구를 연 것은 바로 한 사람은 자르고 다른 사람이 골라 갖는 방식이었다. 이를 분할선택절차라고 한다.

 

절차적 정의 이론이란게 잇다. 절차가 공정하다고 인식하면 그 절차에 의해 나온 결과도 공정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머리 맞대고 해결책을 찾으려 해도 갈등 당사자 사이에서는 한계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때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상황적 요인, 구조적 요인이 당사자간 상생적 해결을 가로막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화를 하고 있는 한 우리는 진보를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이 말한 것만이 아니라 말하지 않는 것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말한 것보다 말하지 않은 것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똑같은 내용을 말하되, 부정적인 단어나 표현을 긍정적인 단어나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다(긍정화법).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서 이리저리 돌아다녀 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을 결코 알 수 없다<앵무새 죽이기> 중에서

 

인텔의 기업문화는 '건설적 대립'이라는 모토로 압축된다. 건설적 대립이란 회사 내부 또는 외부에 어떤 문제나 쟁점이 있을 때, 그것을 덮어 두지 않고 적극 제기해 열띤 토론과 논쟁을 거쳐 발전적으로 해소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은 원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고, 단지 뭔가가 필요한 존재일 뿐(존 버튼)

 

범죄가 발생하는 것도 원래 악해서가 아니라 중요한 needs가 좌절 혹은 침해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정의를 믿는다. 그러나 나는 정의보다는 나의 어머니를 더 옹호할 것이다(카뮈)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인은 자기를 기쁘게 해주는 이를 위해 용모를 가꾼다(사마천 <사기> 중에서)

 

장애는 불편한 것이긴 하나, 당사자에겐 현재 그를 이루는 일부다. 이미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 당당하게 살고 있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인정해주기를 원한다.

 

성공이란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해 주는 것(랠프 에머슨)

 

자신과의 어떤 문제로 상대방이 화를 낼 경우, 일단 상대방이 마음껏 얘기하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갈등을 해결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절차는 仲調다.

 

학생들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또래중조인이 개입하면 십중팔구 원만하게 해결된다.

 

새로운 대안으로 출현한 것이 거버넌스 패러다임이다. 현대 사회의 속성상 정부 혼자서는 다스릴 수 없으며, 시장 및 시민사회와 함께 협동적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공공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거버넌스의 핵심은 정책 결정 과정에의 시민 참여다.

 

지옥에선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으로 남은 사람들에게 예약되어 있다(단테의 <신곡> 중에서)

 

움직이는 기차에서 중립이란 없다(하워드 진).

 

자신의 상처에서 다른 이들을 치유하는 힘이 우러나온다(헨리 나우웬)

 

책 표지에 적힌 '갈등은 힘으로 풀리지 않는다. 오직 지혜로만 풀 수 있다'는 글귀에 공감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었다. 기존에 나와 있던 갈등해결의 방법론과는 차원이 다른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2010. 7. 11.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