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PD수첩>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0. 6. 27. 16:38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님이 PD수첩 제작진을 인터뷰한 내용이 책으로 나왔다. 부제는 그들의 캐치프레이즈인 '진실의 목격자들'이다. PD수첩 20주년을 기념해서 PD수첩 기획단계부터 최근 광우병 사태까지의 역사를 담당 PD의 기억을 통해 재구성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PD는 김윤영, 윤길용, 김상옥, 김환균, 송일준, 최진용, 최승호, 한학수, 김보슬이다. 책의 내용을 일부 옮기면 다음과 같다.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것을 옳고 바른 관점에서 제대로 방송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어느 시대, 어느 현장을 막론하고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김윤영 PD).

 

소통이었다. 사람끼리의 소통, 위 아래의 소통, 권력자가 막아버리는 일반 시민들과의 소통......사실 그런 걸 뚫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 <PD수첩>이다(김윤영 PD)

 

PD저널리즘의 장점은 관점의 차이다. 늘 같은 방향에서만 바라보던 세상사물과 사건을 조금만 다른 각도로 앵글을 맞추면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김윤영 PD).

 

고발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낀 게 있다. 뭐랄까, 세상에는 완벽하게 이타적인 것, 완벽한 진실, 완벽한 정의 같은 것은 없다는 거다(윤길용 PD)

 

사람이 모든 면을 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면만 본다(카이사르)

 

열정 없이 이루어진 위대한 건 없다는 말을 믿는다(윤길용 PD)

 

The best is yet to be(로버트 브라우닝)

 

다른 사람의 아픔과 고통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증언할 것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는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자유라는 것을 <PD수첩>은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김환균 PD)

 

그들이 나에게 던진 질문들이, 여전히 약점투성이지만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 그 질문들은 아프고 고통스러웠지만, 그 질문들이 바로 나다(김환균 PD)

 

소송은 분명히 위축효과를 가져온다. 한 번 소송을 겪고 나면 또 다시 그런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게 된다(김환균 PD)

 

정직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감당할 만한 큰 용기가 있어야 한다. 또 우리 스스로 도덕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자신에게 더 엄격해야 한다(김환균 PD)

 

'사실'이라는 것을 확정하기까지는 상대방의 얘기를 충분히 듣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사실'이라는 것의 내용이 채워진다(최승호 PD).

 

우선 철저하게 사실 확인을 해서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하고,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 강자들이 체계적으로 옭아매서 올가미를 씌운다면, 올가미를 써야 한다(최승호 PD)

 

바람이 한두 명이나 소수 집단이 아닌 전 국민을 휘어잡는 순간, 즉 이론이 대중의 의식을 휘어잡는 순간 그것은 실체적인 힘이 된다.

 

한 발짝 물러나서 보면 어떤 프로그램이든 거기에는 진심이 있다. 예능에도, 드라마에도, 시사 프로그램이에도 진심이 있다. 진심이 있는 프로그램을 차분히 하고 싶다. 진심이 있고, 그것을 잘 전달하려 애쓰면 시청자들이 알아주리라 믿는다(한학수 PD)

 

우리는 민주화의 결과로 <PD수첩>이라는 보도 프로그램 하나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PD수첩>을 지키는 일이 민주화의 기억을 지키는 일이 돼버렸다(우석훈)

 

진실은 "이다"와 "아니다"의 영역에 있는 것이지, "덮는다"와 "덮지 않는다"의 영역에 있는 것은 아니다(우석훈)

 

영광과 승리의 수식어는 한국에서 "배가 고프다"가 되었다. 진실에 대한 수식어는 "목이 마르다"이다(우석훈).

 

어떤 아이템이든 운명적인 만남처럼 눈에 띄면 하는 것이고, 닥치면 하는 것이고, 순서가 돌아오면 하는 것이다(김보슬 PD)

 

PD들이 PD수첩에 관하여 발언하였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지는 순전히 독자들의 몫이다.

 

          2010. 6. 27.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