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블로그 방문객 10만 명을 기록하며

자작나무의숲 2010. 4. 8. 22:11

   블로그 방문객이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2006년 9월 재판을 하던 중 당사자가 억울함을 호소하였고 그 심정에 충분히 공감하는데, 당사자가 법률을 몰라 제때 대처를 하지 못함으로써 판사인 저 역시 당사자의 억울함을 해소하지 못하는 일을 겪고 나서, 짧은 법률지식이라도 여러 사람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생활법률을 시작으로 독서일기, 수필, 기행문으로 영역을 넓혔고, 어쭙잖게 사법부 현안에 대한 글을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법연구회를 좌편향의 사조직이라고 주장하는 측이, 제가 선의로 블로그에 올린 글을 그 주장의 근거로 삼을 때는 무척 곤혹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블로그를 통하여 26년 만에 중학교 동창생을 만났고, 인도 마누 법전을 번역하는 지식인을 만났으며, 우리법연구회 해체 요구에 굴복하지 말라는 국민들을 만났습니다. 제겐 그것이 기쁨이고, 행운이고, 축복이었습니다.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는 10만 명의 독자들에게 제 가슴 속에 있는 것을 드러낸 셈인데, 앞으로 그 말빚을 어떻게 다 갚을까 생각하니 걱정이 깊고도 넓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는 거창한 구호는 없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했던 말을 실천에 옮기고, 남을 비판할 때 썼던 그 잣대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겠습니다. 뭐가 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제가 한 때 이곳에 있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삶이 행복해진다면 그것이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살겠습니다.

  딱 한 송이 목련꽃을 매달고 서 있는 부산지방법원 앞 정원의 목련나무를 보면서, 삶의 동반자인 여러분이 있어 견딜 수 있었고 그래서 지금 행복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010. 4. 8. 부산에서 문형배 올림

(활동공간을 트위터 http://twtkr.com/로 확장하였고, 거기에서는 아이디가 favor55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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