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취미 3가지

자작나무의숲 2010. 4. 19. 20:18

취미가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에 대한 답변도 할 필요도 있고, 책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어 독서일기 쓸 내용도 없고 해서 취미에 대하여 몇 줄 적는다.

 

1. 등산

   아침에 6시 반에 일어나면 화지산에 오른다. 해발 199미터의 정상까지 오르고 내려오면 40분 걸린다. 정상에는 H 표시가 있다. 헬리콥터 착륙지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게는 그게 History의 약자로 보일 때도 있고, Honour의 약자로 보일 때도 있다. 집 앞 목욕탕에 가서 냉탕 1분, 온탕 1분 이런식으로 되풀이해서 냉탕에서 마치는 냉온욕을 20분 정도 한다.

   주말에는 1달에 한번 쯤 중학교 동창생끼리 등산을 한다. '언저리 산악회'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정상을 고집하지 않고 오를 수 있을 때까지 오르고 내려온다. 식사는 산 속에서 도시락으로 한다. 그 동안 가본 산으로는 무척산, 구만산, 가야산, 신불산, 가지산 등등이다. 산악회 회장하는 친구가 있는데 아는 게 너무 많다. 논쟁하다가 말문이 막히면, 너의 지식은 '네이버 지식이라 깊이가 없다'는 식으로 방어를 하곤 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미안한 일이다. 친구에게, 네이버에게, 그리고 다음에게 미안하다.

 

2. 야구

정확하게 말하면 야구는 개인 취미가 아니라 가족 취미다. 우선 아들을 빼놓을 수 없다.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의 등번호, 출신학교, 타율, 승수를 외울 뿐만 아니라 팀 순위도 수시로 정리한다. 공부하라고 말을 해도 듣지 않을 때 야구 1시간 보여주겠다고 하면 공부하는 시늉은 한다. 요즘은 스포츠신문 보는 것에 취미를 붙여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면 슈퍼에서 스포츠신문을 사온다. 저녁 먹고 거실에 앉아 한 팔을 턱에 괴고(11살의 모습으로 상상이 가시는지?) 스포츠신문을 보고 있다. 참 가관이다. 아내도 나도 야구를 좋아한다. 올해 야구장에 두번 갔다왔다. 이 글을 보고 있을지 모르지만, 롯데자이언츠 투수진이 좀 힘을 냈으면 좋겠다.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홍성흔님이고, 아내가 사 입은 유니폼에는 이대호 선수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는 롯데자이언츠.

 

3. 독서

독서가 취미라고 하면 밥맛이라고 할지 모르겠는데, 재미 있는 책도 많다는 점, 잠이 안 올 때 어려운 책을 잡고 있으면 잠이 솔솔 온다는 점만 말해둔다.

 

4. 사족

블로그와 트위터를 비롯한 온라인 활동, 부산판례연구회와 우리법연구회 같은 학회활동, 초등학교 동창생이 1달에 한번 부부동반으로 하는 계모임, 개그콘서트를 비롯한 코메디 보기도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취미들이다. 여러분은 무슨 재미로 사시는지?

 

                     2010. 4. 19.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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