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정겨운 세상 만들기

자작나무의숲 2010. 5. 1. 19:32

1. 짭짤이 토마토

부산법원 자원봉사단체 <정겨운 세상 만들기> 3팀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15명 정도 참여하였다.

윤인태 부산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님의 제안에 따라 부산 강서구 대저2동 정관마을에 있는 토마토농장에서 일손 돕기를 하였다. 익은 토마토 따기, 곰팡이가 먹은 토마토 솎아 내기 작업을 2시간 정도 하였다.

내일은 경매시장이 열리지 않아 더 작업을 할 수 없었다.

이곳 토마토는 '짭짤이 토마토'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짭잘하면서 맛이 좋았다. 종자가 따로 있는 건 아니고, 토질과 영농기술의 차이라고 영농회 부회장님이 소개해주셨다. 말씀을 워낙 잘하셔셔 방송에서 본 것 같다고 넘겨 짚었더니 아니나다를까 TV에 몇 번 출연하셨다고 한다. 이 동네는 정보화마을 시범단지로 지정되어 국가가 농가 및 마을회관에 컴퓨터와 인터넷을 공급해주었고,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으면 요즘은 5킬로그램 1상자에 4만원에 짭짤이 토마토를 보내준다고 하였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물어보니 토마토 중에서는 고급품이라고 설명해주었다.

 

작업이 끝나고 부근에 있는 중국집에 음식을 주문하여 점심을 먹었다. 영농회 회장님이 제공한 막걸리 '생탁'도 마셨다. 돌아가며 소감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나는 준비되지 않은 연설은 하지 않는다는 소신에 따라 블로그에 소감을 올리겠다고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말하자면 지금 그 숙제를 하고 있는 중이다.

 

2. 아이들은 커간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회원들이 우리가 작업한 토마토 중 합계 18상자를 샀다. 그 중에는 '이삭의 집'에 가져갈 토마토 4상자도 포함되어 있다. 시간이 나는 회원 6명이 작년에 봉사활동을 간 바 있는 부산 수영중학교 부근 이삭의 집에 갔다. 

그 사이 태권도 특기생 강oo군은 2학년이 되었고, 우리가 다녀간 뒤 검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김oo군도 만났다. 그 사이 몸이 안 좋아진 애들도 있지만 어쨌든 아이들은 커가고 있었다. 성장을 멈춘 어른들은 제법 많은데, 아이들은 그렇게 커 가는가 보다. 강oo군은 친구집에 가서 자고 온다며 주영숙 원장님으로부터 용돈 2만원을 받아갔다. 우리는 주 원장님이 해주신 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3. 주님이 알아서 해줄 것이다.

이삭의 집 주 원장님은 아이들 중에 몸이 아픈 애가 있어 걱정이 많았다. 아이들을 키우며 겪은 이야기를 이것 저것 하였다. 나는 아들 1명 키우기도 힘들 때가 많은데, 여자의 몸으로 아이 18명을 키우는 것이 어찌 쉽겠는가?

같이 갔던 부산고등법원 옥동건 사무관님이 '주님이 알아서 해줄 것이다'고 위로하였다. 나 역시 동감을 표시하였다. 그렇게 착하게 살아가시는데 전지전능한 주님이 모른 체 하시겠냐며......

주 원장님은 최근의 사례를 들어 가며 아이들이 잘못된 길로 빠질까봐 걱정을 많이 하셨다. 아이들 중 성적이 많이 향상된 아이에게는 자신의 방에서 같이 잠을 잘 기회를 준다고 하였다. 죄를 짓게 하고 나서 뉘우치라고 판결을 하는 내가 판사인가? 죄를 짓지 마라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저 분이 판사인가? 잠시 그런 생각을 하였다. 조만간에 주원장님이 아이들과 함께 법원에 견학을 오기로 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우리는 적지만 매달 회비로 거둔 돈을 주원장님께 전달하였다.

 

주님! 착한 주원장님과 아이들을 보살펴 주십시오.

 

                                  2010. 5. 1. 부산에서 자작나무

'생활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을 고르는 기준  (0) 2010.06.26
병원에서 절감한 비폭력대화법  (0) 2010.06.12
취미 3가지  (0) 2010.04.19
블로그 방문객 10만 명을 기록하며  (0) 2010.04.08
책을 읽는 이유 3가지  (0) 2010.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