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경제경영)

제임스 G. 마치의 '문학에서 배우는 리더의 통찰력'을 읽었다.

자작나무의숲 2008. 12. 5. 20:17

제임스 G. 마치가 강의한 것을 티에리 베유가 정리한 '문학에서 배우는 리더의 통찰력'을 읽었다. 이 책은 딜레당트K님이 추천한 책이다. 제임스 G. 마치는 조직론의 세계 최고 권위자이자 경영학계의 시인이라고 한다. 미국 국립과학원의 회원이다. 테이리 베유는 제임스 G. 마치의 제자로서 현재 프랑스 에콜 드 민의 교수이다. 이 책은 세익스피어의 '오셀로', 조지 버나드 쇼의 '성녀 잔 다르크',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소재로 하여 리더십의 본질을 논하고 있다. '오셀로'로 리더의 사생활과 공적의무를, '성녀 잔 다르크'로 영웅의 리더십과 전문가의 리더십을, '전쟁과 평화'로 현실의 모호함을 다루는 리더의 역할을, '돈키호테'로 영웅적 행동의 위대한 헌신을 설명하는 식이다. 인상 깊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오셀로는 공적인 의무를 사적인 즐거움보다 우선시하며, 우정이 리더로서의 처신을 방해하지 않는 '환관체제' 범주에 들어간다......오셀로는 리더가 그 역할에 어울리게 되기 위해서는 개인적 평판에 결함이 없어야 한다고 믿었다.

 

대체로 정치적으로 취약한 집단이나 주변 집단, 종속 집단은 다양성과 지방 분권을 옹호하는 반면, 지배적인 집단은 통일성과 중앙 집권을 지지한다......리더의 위치에오르자마자 다양성에 대한 태도를 바꿀 집단들을 어떻게 분별할지를 학습해야 한다. 통일성과 다양성에 대한 요구 사이의 긴장을 최소화하는 것이 리더의역할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존 제도나 기관이 절망적인 상황에 빠졌을 때에만 이단은 편협함을 극복한다. 그러나 행운의 별이 떨어지면 천재는 모든 사람들에게 버림받게 되며, 이단은 더 이상 성공을 가져오지 못한다. 

 

특히 고결한 소냐의 불운한 삶과 비교해보면, 신은 개인적인 미덕에 무관심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기쁨과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불공정한 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쟁과 평화는 상류사회의 세련미보다 순진함을 선호하며, 이성적 추론보다 자연스러운 행동을 선호한다. 

 

마치 교수가 지적한 대로 권력을 획득하는 데 필요한 자질은 권력을 행사하는 데 유용한 자질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은 일반적으로 예전 자리에서보다 승진한 자리에서 더 빈약한 결과를 내놓는다. 운이 그들의 필요에 맞춰 체계적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 질서는 원래 천천히 변화하며, 개인이 사회 질서에 적응하는 것보다 더 천천히 변화한다. 

 

어린이들은 일단 행동하고 난 후에 이유를 발견하기 때문에 흥미로운 방식으로 변화하고 발전한다. 이와 반대로 어른들은 이미 알고 있는 이유와 일정한 선호에 따라 행동한다. 어른들은 그들을 둘러싼 세상이 변화할 때에도 변화하지 않는다. 

 

돈키호테의 한계는 그가 현실과의 연결을 상실한 데서 비롯된다.....그가 행동의 의도에만 관심을 보이고, 그 결과는 무시하는 경향은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돈키호테는 사람들이 그들의 의지에 반해 처벌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이 때 재판은 범죄자 측의 판결 승인 여부에 달려 있었기 때문에, 그는 갤리선을 젓는 노예들의 편에 서서 자신의 개입을 정당화했다. 

 

나는 용기의 본질을 잘 안다. 그것은 비겁함과 만용이라는 두 가지 잘못된 극단 사이에 있는 미덕이다. 그러나 용감한 사람은 비겁함의 눈금까지 떨어지기보다는 경솔함의 눈금까지 올라가는 것이 더 낫다(돈키호테)

 

돈키호테는 '나는 내가 누군인지 안다'고 대답한다. 이 네 단어로 그는 헌신을 정당화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중심 개념을 표현한다.  

 

세르반테스는 인생이란 우스운 것이고, 어릿광대는 영웅이라고 말한다.

 

남성들이 경쟁 전략에 능숙한 반면, 여성들은 접촉 전략에 더 능하다.

 

리더십에는 두 가지 근본적인 차원이 있다. 첫째는 배관공사다. 즉, 이미 알려진 기술을 효과적을 적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둘째는 詩다. 시는 리더의 위대한 행동과 주체성을 불러일으키며, 리더가 예기치 않았던 길을 탐험하고 흥미로운 목적을 발견하며 삶에 열정적으로 접근하도록 독려한다.

 

사람은 죽을 운명에 처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게 될 것이다. 운명에 저항하는 것마저 포기하진 말자. 우리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하더라도 '그게 운명이야'라는 방식으로 행동하지는 말자(에티엔 피베르 드세낭쿠르)

 

조직을 움직이는 작동원리

1. 조직은 조직 전체에 퍼져 있는 평범한 능력의 밀도에 의해 작동된다. 독일군은 장군들도 유능했지만, 그 장군들 때문이 아니라 효과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수많은 하사관들의 능력 때문에 유능한 군대였다.

2. 조직은 하위 단위들과 개인들이 상호 의존하는 가운데 자율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작동한다.

3. 조직은 여분이 있기 때문에 잘 작동한다.

4. 조직은 개인적인 편견 없이 서로를 신뢰하기 때문에 작동한다.

 

입센은 그의 작품 '들오리'에서 렐링 박사의 말을 빌려, 만일 평범한 사람에게서 환상을 제거하면 동시에 행복도 제거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훌륭한 리더십은 삶의 충일함과 리더십의 평범한 의무에 대한 헌신을 결합한 것이며, 리더십은 행동일 뿐 아니라 詩이고 일상의 과정이며, 진실일 뿐 아니라 아름다움이며, 단순한 것뿐 아니라 복잡한 것을 이해하는 것이며, 통일성 뿐 아니라 모순도 추구하는 것이며, 지배에 그치지 않고 품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강의록을 풀어 쓴 데다가 결론을 말하지 아니하고 생각할 거리만 제공하는 미국 사람의 버릇 때문에, 일목 요연하게 다가오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많은 시사점을 주는 책이다.

 

              2008. 12. 5.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