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심리)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 중에서

자작나무의숲 2007. 10. 12. 20:52

2006. 1. 15. 읽은 말콤 글래드웰의 '첫 2초의 힘 블링크' 중에서 인상 깊은 대목은 다음과 같다.

 

아테네 베나키 박물관 관장 앙겔로스 델리보리아스는 쿠로스 조각상에 처음 눈길이 닿는 순간 직관적인 반발의 파동을 느꼈다고 말했다......블링크는 바로 그 첫 2초에 관한 책이다.

 

고트먼은 부부 중 어느 한쪽 또는 둘 다 상대에게 경멸의 감정을 보일 경우, 결혼생활에 가장 중요한 적신호로 받아들였다.

 

환자가 소를 제기하는 경우는 조악한 진료에 상해를 입었을 때가 아니라 거기에 더해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났을 때다. 그것은 그들이 개인적으로 의사에게 받은 대접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의사를 결정할 때 근거를 밝히고 조목조목 설명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무의식의 영역에서는 일어나는 순간적인 판단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게다가 우리의 사고와 행동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외부의 영향에 민감하다. 과연 우리의 무의식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수많은 편견과 차별의 뿌리에는 오류가 있다.

 

위렌 하딩은 대통령처럼 생긴 남자였고, 후에 실제로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하딩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힌다. 워렌 하딩의 오류는 편견과 차별이 순간적인 판단을 그르치게 한 결과다. 잘 생긴 사람을 총명하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판단하게 되는 것은 외모가 정상적인 사고 작용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테스트 결과에 마음이 심란해지는 것은 우리의 무의식적 태도가 때때로 우리가 공식 표명한 의식적인 가치와 완전히 모순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좋든 나쁘든 첫인상이 우리의 삶에 행사하는 믿기지 않는 힘을 인정하고자 한다면, 능동적인 걸음을 내디뎌 첫인상을 관리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쿡카운티 병원은 흉부 통증 진단에 골드만의 알고리즘을 전면적으로 채택한 전국 최초의 의료기관이 되었다. 지금도 쿡카운티의 응급실에 가면 심작 발작의 결정분지도 사본이 벽에 걸린 것을 볼 수 있다.

 

쿡카운티 실험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리는 정보가 많으면많을수록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골드만의 알고리즘은 그 정반대를 말한다. 가외 정보는 사실상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다. 복잡한 현상 밑바닥에 깔린 신호를 찾아내려면 극히 조금만 알아야 한다......정말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의사결정은 신중한 사고와 본능적인 사고의 균형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좋은 의사결정에는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루이스 체스킨이 만들어낸 '감각전이'라는 개념이 있다. 그는 사람들이 슈퍼마켓이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고를 때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제품의 포장에서 받은 느낌이나 인상을 제품 자체로 전이시킨다고 확신했다.

 

2개의 잔에서 콜라를 한모금씩 마식 맛이 더 좋은 것을 고르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대부분이 펩시콜라를 선택했다. 결과에 놀란 코카콜라는 곧 펩시콜라에 가까운 맛을 내는 '뉴코크'를 출시했지만 결과는 재앙에 가까운 실패였다. 코카콜라의 실패는 무엇을 뜻하는가?

 

코카콜라의 실수는 펩시에 시장 지분을 빼앗긴 불행을 전부 제품 탓으로 돌린 데 있습니다. 콜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이미지인데 그걸 놓친 거죠. 그들이 내린 결정은 제품 자체에 변화를 주는 것이었던 데 반해, 펩시는 젊은 층에 초점을 맞춰 마이클 잭슨 같은 유명인사를 대변인으로 삼는 등 브랜드 이미지에 신경을 썼습니다. 한모금 테스트에서는 사람들이 더 단맛이 나는 제품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한모금 테스트로 제품구입을 결정하지는 않죠.

 

클래식 음악의 세계는 최근까지만 해도 남자들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지난 몇 십 년 사이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오케스트라가 여자를 채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클래식 음악계의 혁명을 불러온 것은 다른 아닌 장막 오디션이었다. 심사위원이 연주는 사람을 보지 못하게 되자, 그들의 진정한 연주를 듣게 된 것이다.

 

편견의 눈을 감으면 세상이 바뀐다......클래식 음악계는 스스로 순수하고 강렬한 첫인상이라고 생각했던 것-누군가의 연주를 듣는 것-이 사실은 가망 없을 정도로  오염된 편견이었음을 깨달았다.

 

순간 판단을 잘 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죠. 첫째는 판단에 필요한 경험을 쌓는 것입니다......순간적인 판단은 어떤 분야에 있어서 특별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정말 특별한 것입니다......우리는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환경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에 개입해야 합니다......우리는 산적한 정보를 걸러내고 통제해 나가야 합니다. 

 

(블링크란 직관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듯 하다. 직관에 익숙한 동양인에게 이 책의 내용은 쉽게 이해된다. 그러나 이 책의 장점은 풍부한 사례, 근거 제시, 한계를 재미 있게 보여준다는 데 있다. 한 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2007. 10. 12. 부산에서 자작나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