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심리)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을 읽다.

자작나무의숲 2008. 4. 13. 11:02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을 읽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40년간 시카고 대학교의 심리학,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현재 클레어몬트 대학의 피터 드러커 경영대학원 심리학 교수이자 삶의 질 연구센터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하는 일, 우리가 하는 놀이, 우리의 삶 전체를 끌어올려주는 삶의 지침서다. 저자는 그 방법으로 몰입을 제시한다. 몰입이란 느끼는 것, 바라는 것, 생각하는 것이 하나로 어우러 진 상태를 말한다. 몰입은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버겁지도 않은 과제를 극복하는 데 한 사람이 자신의 실력을 온통 쏟아부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서 과제의 난이도가 높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실력이 있을 때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몰입을 낳는 활동은 대부분 명확한 목표, 정확한 규칙, 신속한 피드백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활동이 이루어지는 전체 맥락을 늘 염두해 두고 자신의 행동이 전체에 미칠 영향을 이해한다면, 아무리 사소한 직업이라도 세상을 전보다 살 만한 곳으로 탈바꿈시키는 인상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누군가가 상황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으로 관심을 기울이면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 우리의 삶을 뒤바꾸는 중대한 발견으로 바뀐다는 사실이다(뢴트겐의 방사선 발견,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

 

게임, 운동, 취미, 어울림 같은 능동적이고 사회적 활동은 음악감상, 사색, TV 시청 같은 고독하고 덜 체계적인 활동보다 몰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능동적 여가 > 수동적 여가)  사람은 몰입을 낳기에 좋은 활동 곧 정신노동이나 능동적 여가 활동을 할 때 비로소 몰입을 경험한다.

 

자신보다 더 위대하고 항구적인 무엇인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지 못한 사람은 진정으로 충실한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 이것은 장구한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의 삶에 의미를 가져다 준 다채로운 종교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내적 동기 부여든 외적 동기 부여든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집중을 해야 할 어떤 목표도 갖지 못하고 마지 못해 일을 하는 상태보다는 삶의 질을 끌어올려 준다.

 

재능의 개발에도 집중력이 필요하다.  

 

삶을 훌륭하게 가꾸어주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깊이 빠져드는 몰입이다.

 

실제로 학교를 뜻하는 영어 단어 'school'은 여가를 뜻하는 그리스어 'scholea'에서 나온 것이다. 여가를 잘 활용하는 것이 곧 학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물리학자 존 아치볼드 휠러는 이렇게 주장한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면 낙오되기 쉽상이다. 남의 도움 없이 큰 인물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그람시는  척추장애로 어린 시절 줄곧 병마와 싸우며 보내면서도 불굴의 노력으로 지성과 감성의 조화를 이루어 후세인에게 값진 유산으로 물려주었다.

 

그 일 자체가 좋아서 할 때 그 일을 경험하는 자체가 목적이 될 때를 우리는 자기목적적이라고 한다.

 

썩은 사회를 등지고 초연하게 혼자 살아가기란 불가능하다.

 

자진해서 원하는 일을 늘려야 한다. 무엇을 원한다는 사소한 마음의 움직임이 집중력을 높이고 의식을 명료하게 만들며 내면의 조화를 이루어낸다.

 

목표를 설정해 놓으면 일하는 괴로움이 상당히 줄어든다.

 

악은 대체로 가장 손쉬운 길을 택하며 저급한 수준의 원리를 좇아 움직인다......거기에 맞서는 것이 우리가 선이라고 부르는 힘이다. 선은 경직성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질서를 지켜나가려는 행위, 가장 발달된 체계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행위를 말한다. 선은 미래, 공동의 선,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는 행위를 뜻한다......악마를 뜻하는 'devil'이란 단어의 어원에서도 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devil은 떼어내다. 동강내다란 뜻을 가진 'diabollen'에서 온 말이다. 복잡성을 눌려서 자꾸 단순한 것으로 토막내는 게 악마의 주특기다.

 

저자는 끝으로  자신의 선택을 받아들일 것을 강조하면서 니체의 운명애라는 개념을 끌어온다.

 

"운명애를 가진 사람은 위대하다는 게 나의 신조다. 운명애는 살아갈 날에서도, 살아온 날에서도, 달라지지 않기를, 아니, 영원히 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자세다. 불가피한 것을 견디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사랑할 줄 아는 태도다"

"나는 피치 못할 일을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방법을 자꾸자꾸 배우고 싶다. 그럼 나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을테니까"  (니체)

 

자기 계발서로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어쩌면 우리의 경험을 체계화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일독을 권한다.

 

                2008. 4. 13. 부산에서 문형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