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심리)

게르트 기거렌처의 '생각이 직관에 묻다'를 읽었다.

자작나무의숲 2008. 11. 8. 16:47

게르트 기거렌처의 '생각이 직관에 묻다'를 읽었다. 저자는 독일의 세계적인 심리학자로, 시카고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버지니아대학교 로스쿨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현재는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부설 막스 플랑크 인간개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이 책은 부제 '논리의 허를 찌르는 직관의 심리학'이 말해주듯 지식이나 논리적인 사고보다는 머리나 심장을 스치는 직관 혹은 직감을 토대로 한 아이디어가 더 유용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쓰여졌다. 원저에서는 직관을  Gut  Feelings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여기서 Gut란 단어가 베짱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결국 직관은 이를 실행할 베짱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모든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단순화되어야 한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모든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대개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 못지않게 해롭다(윌리엄 제임스)

 

레스토랑을 가득 채운 사람들이 그곳을 찾은 것은 선택하지 않는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였다.

 

영장류 동물과 달리 인간은 내 가족이 아닌 다른 구성원을 위해 자신의 것을 포기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것을 분배하고, 분배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도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에게 분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행위적 시스템으로 관찰했을 때 인간은 매우 단순하다. 인간 행위의 복잡성은 시간을 불문하고 대체로 그가 처한 환경의 복잡성을 반영한다(허버트 사이먼)

 

개미가 택한 길을 통해 일반적인 사항을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행위를 이해하려면 정신과 환경을 동시에 연구해야 한다.

 

매우 희귀하고 통섭적인 연구팀을 만들기 위한 저자의 규칙 : 모든 사람이 한 층에 머무른다. 대등하게 시작한다. 일상적인 사교모임, 성공의 공유, 오픈 도어

 

사후 예견(hindsight)은 쉽지만, 사전 예측(foresight)은 어렵다.

 

불확실성이 짙은 환경에서는 좋은 직관을 따르고 정보를 무시해야 한다.

 

법률 문서를 작성할 때조차 모든 가능성을 세밀하게 나열하다 보면 상대방에 대한 불신을 노출시킬 수 있고, 따라서 장점보다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인(recognition)은 이전에 경험한 것과 구별되는 새로운 것, 새로운 것과 구별되는 오래된 것을 알아내는 능력이다.  

 

두 가지 물건 중 하나는 인지하고 있고  나머지 하나는 그렇지 않을 경우, 인지된 물건이 더 높은 가치가 있다고 추론한다.

 

기업이 이미지 광고에 치중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재인 어림범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중시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새로운 것은 혐오하는 증상은 경쟁적인 사회적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간단히 해결되었다.

 

사람들은 종종 그처럼 공식적인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단근거 의사 결정에 자신의 직관적 판단을 의존한다.......핑계를 많이 대는 사람은 신뢰할 수 없다는 속담이 있다.

 

단근거에 따르는 순차적 의사결정 : 중요한 순서대로 이유를 찾는다(검색규칙), 한 가지 이유를 대체하기 위한 대안들이 달라지는 순간 검색을 중단한다(중단규칙), 이 이유가 추천하는 대안을 선택한다(의사 결정 규칙)

 

과거에 대한 통찰에서는 복잡한 전략이 단순한 전략보다 뛰어나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그 반대다.

 

세상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순서를 매기는 것은 우리의 사고 과정에 통찰력을 주고, 삶을 단순하게 해준다.

 

'빠르고 간단한 나무' 방식은 예 혹은 아니오 라고 답할 수 있는 질문을 서너 개 던질 뿐이다. 이 나무 방식을 통해 격심한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CCU(관상동맥 질환 집중치료실)로 보낼 사람을 골라냈다.

 

계급의 서열을 깨뜨리는 행동을 하지 마라

 

기본 규칙이 존재한다면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마라.

 

단순함은 효율적인 도덕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십계명이 대표적인 예다.

 

불분명한 법률시스템은 시민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법에 대한 순종심을 떨어뜨린다. 투명성과 신뢰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이기주의는 두 가지 원초적 본능 즉 가족 본능과 공동체 본능과 충돌한다.

 

공동체 본능은 상호성을 기본으로 한다.

 

상호성이 도덕성의 초석이다(다윈)

 

원시사회는 신뢰성이 낮은 가운데 그럭저럭 유지되었다. 소집단에서는 언제라도 서로 감시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농후한 기술사회에서 협력하려면 절대적인 신뢰가 필요한데, 이 신뢰는 현대 공동체 본능의 생명과 같은 것이다.

 

세상에서 죽음과 세금 외에 확실한 것은 없다(변저민 프랭클린)

 

잉글랜드 은행은 투명성 정책으로 영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구가 되었다.

 

시회 변화를 촉진하는 무지의 힘......현실에 대한 무지와 존중심 결여는 사회질서를혁명화하는 강력한 무기다......무지는 강력한 것이지만 그 자체가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직관은 철저한 실행을 요구한다.......그래서 배짱이 필요하다......지식과 직관은 대치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직관에 따른 창의성은 지식과 경험으로 현실화되기 때문이다.

 

재미 있고 유용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2008. 11. 8.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