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황금물고기

자작나무의숲 2016. 4. 2. 09:17

1. 개괄

르 클레지오가 쓴 소설 <황금물고기>를 읽었다. 작가는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1996년 이 작품을 출간하였으며,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라일라라는 한 여인이 격는 삶의 역정을 다루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인신매매범들에게 납치된 뒤에 아랍지역과 프랑스와 미국을 떠돌다가 마침내 아프리카로 돌아가서 자신의 고향을 되찾게 된다. 그녀는 탁류에 휘말린 한 마리의 물고기이지만,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황금빛을 지니고 있었던 물고기였다.


2. 발췌

예닐곱 살 무렵에 나는 유괴당했다. 그때 일은 잘 기억나지 않는데, 너무 어렸던데다가 그후에 살아온 모든 나날이 그 기억을 지워버렸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나는 자유로운 것 같았다. 이제 나는 아무 구속도 받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었다. 더이상 그 새하얀 거리와 새의 울음소리가 두렵지 않았다. 앞으로 나를 자루속에 집어넣고 때리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의 유년 시절은 강 이편에 남아 있었다. 


나는 그의 말에 귀기울였다. 그의 말과 그의 미소를 모두 들이마셨다. 그는 나를 외부세계와 이어주는 유일한 존재였다.


우리는 젊었다. 돈도 없고 미래도 없었다. 우리는 마리화나를 피웠다. 그러나 이 모든 것, 지붕과 붉은 하늘과 도시의 웅웅거리는 소음과 해시시와 같이 그 누구의 것도 아닌 그 모든 것이 바로 우리의 것이었다.


만약 사람들이 우리와 그들의 행복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결코 우리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이곳 사람들,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가 알지 못하는 마을의 사람들, 그들은 이 땅에 속해 있지만, 나는 지금까지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 그들은 전쟁을 벌이고, 개중에는 자기들에게 속하지 않는 땅을 취하려 하고, 자기들 소유가 아닌 우물을 파려 한다.


마닷물에 손을 담그면 물살을 거슬러올라가 어느 강의 물을 만지게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 사막 먼지에 손을 올려놓으며, 나는 내가 태어난 땅을 만진다. 내 어머니의 손을 만진다.


3. 소감

그녀의 여정은 한마디로 표류라는 말로써 표현될 수 있다. 그리고 근원에 도착한다.


             2016. 4. 2. 부산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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