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레이먼드 카버가 쓴 단편소설집 <대성당>을 읽었다. 저자는 1938년 미국 오리건 주에서 태어났고 1988년 사망하였다.<대성당>을 비롯한 12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2. 발췌
아줌마. 나는 먹고살자고 이 안에서 하루에 열여섯 시간을 일합니다. / 월요일 아침에 차에 치였어요. 우리가 줄곧 곁에 있었지만, 결국 죽고 말았어요. 물론, 당신이야 그 사실을 알 수는 없었겠죠?
어쨌든 내가 어땠건 이제는 더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라는 거요. 지금은 그저 빵장수일 뿐이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한 일들의 변명이 될 순 없겠지요. 그러나 진심으로 미안하게 됐습니다.
그들은 신경써서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지치고 비통했으나, 빵집 주인이 하고 싶어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빵집 주인이 외로움에 대해서, 중년을 지나면서 자신에게 찾아온 의심과 한계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들에게 그런 시절을 아이 없이 보내는 일이 어떤 것인지 말했다.
형광등 불빛 아래에 있는데, 그 빛이 마치 햇빛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이른 아침이 될 때까지, 참으로 희미한 햇살이 높게 비칠 때까지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따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잠잘 때도 나는 비타민 꿈만 꿔. 놓여나는 일어 없어.
그는 자신들이 함께한 인생이 자신이 말한 그대로 이뤄졌다는 것을 확신했다. 하지만 그 인생은 이제 지나가고 있었다. 그 지나침은-비록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서 그저 맞서 싸우기까지 했지만-이제 그의 일부가 됐다. 그가 거쳐온 지난 인생의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그 옛날에는 모두의 삶에서 하느님이 중요한 일부분이었습니다. 대성당을 지어놓은 걸 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내 손, 펜을 쥔 손을 찾았다. 그는 내 손 위에 자기 손을 얹었다. "시작하게나, 이 사람아. 그려봐." 그가 말했다. "그려봐, 뭘하는 건가 알게 될 거야. 내가 자네 손을 따라 움직이겠네. 괜찮아. 내가 말한 대로 시작해보게나. 좀 있으면 알게 될 거야. 그려봐" 맹인이 말했다.
맹인이 말했다. "우리는 지금 대성당을 그리고 있어. 나하고 이 사람이 함께 만들고 있어. 더 세게 누르게나."
"이 사람아, 다 괜찮네." 그 맹인이 말했다. "난 좋아. 자네가 뭘 보든지 상관없어. 나는 항상 뭔가를 배우니까. 배움에는 끝이 없는 법이니까. 오늘밤에도 내가 뭘 좀 배운다고 해서 나쁠 건 없겠지. 내겐 귀가 있으니까" 그가 말했다.
3. 소감
작가는 1982년 어느 인터뷰에서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사는, 그런 인생을 살면 많은 것을 양보해야만 해요. 자기 인생을 살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소설가 김연수가 이 작품을 번역하였다.
2016. 4. 23.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