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괄
이반 투르게네프가 쓴 <아버지와 아들>을 읽었다. 작가는 1818년 러시아에서 태어났고, 1862년 이 작품을 발표하였다. 소설의 중심에는 귀족 출신의 이상주의적 자유주의자들인 '아버지 세대'와 잡계급 출신의 혁명적 민주주의저들인 '아들 세대'의 갈등과 대립이 자리하고 있다. 갈등의 중심에는 바자로프와 파벨이 있다. 바자로프는 니힐리스트로서 귀향하여 장티푸스 환자의 사체의 해부에 참여했다가 감영되어 허무하게 죽는다. 파벨은 바자로프의 친구인 아르카디의 큰 아버지다.
2. 발췌
이제야말로 아르카디와 친해져서 정답게 살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는데 나는 뒤떨어져 있고 그 애는 앞으로 달아나버렸어요. 우린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요.
예전 젋은이들은 무식쟁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공부를 해야만 했지. 그런데 지금 청년들은 '세상만사는 모두 무의미해!'라는 말만 하면 그만이야. 그러고는 마냥 즐거워하지. 전에 그들은 멍청이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갑자기 니힐리스트가 되어버렸어.
그는 쓸쓸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처음으로 그는 자신과 아들 사이의 간격을 분명히 깨달았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그 간격이 점점 더 커지리라는 걸 예감했다.
당신은 여자들의 편을 듭니까? / 여자들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거예요. 난 내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바쳐서 여성의 권리를 지키기로 맹세했어요.
시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때론 새처럼 날아가고 때론 벌레처럼 기어간다. 그러나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지 더디게 흘러가는지 깨닫지 못할 때 사람은 특히 행복한 법이다.
추억은 많지만 기억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제 앞길은 멀고 멀지만 목적이 없어요...저는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 않아요.
마른 단풍잎이 가지를 떠나 땅 위로 떨어지네. 움직이는 모양이 꼭 나비가 나는 것 같아. 참 묘하지 않나? 가장 큰 슬픔인 죽음이 가장 유쾌한 생과 비슷하다니.
네가 죽는다면 정의라는 건 어디 있단 말이냐?
죽음은 오래된 농담이지만 누구에게나 새롭지요.
아무리 정열적이고 죄 많은 반역의 심장이 그 무덤 속에 있을지라도 무덤 위에 자란 꽃들은 순진무구한 눈으로 평온하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이 꽃들은 우리에게 영원한 안식이나 '무심한' 자연의 위대한 평온만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영원한 화해와 무궁한 생명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3. 소감
투르케네프는 1861년 5월 톨스토이와 결투까지 갈 정도로 심한 언쟁을 벌였지만, 1878년 편지를 주고 받으며 화해를 하였다고 한다. <첫사랑>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2016. 5. 5.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