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나나

자작나무의숲 2016. 3. 1. 09:40

1. 개괄

에밀 졸라가 쓴 <나나>를 읽었다. 저자는 1898년 대통령에게 <나는 고발한다>라는 공개장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죄 없는 유대인 장교 드레퓌스에게 간첩 협의를 뒤집어씌워 체포한 드레퓌스 사건을 비판하고 드레퓌스의 석방을 촉구한 공개장을 통해 졸라는 지식인의 양심과 정의의 대변자가 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졸라 자신도 징역형과 벌금형을 받고 영국으로 망명한다. 1840년 태어난 졸라는 1880년 이 작품을 출간하였다. 1902년 사망하였고, 1908년 그 유해가 팡테옹으로 옮겨졌다.


인간의 심리적 현상은 생리적 현상에 의존한다는 '소설의 정의'에 도달한 졸라는 1880년 자연주의 작가의 사명은 환경, 유전, 기질 등이 인간을 결정하는 과정을 관찰하는 데 있다는 <실험소설론>을 발표한다. 

이 작품은 루공마카르 총서 제9권이다. 나나의 육감적인 미모에 주목한 극단 대표 보르드나브는 그녀를 <금발의 비너스>라는 희가극의 여주인공으로 발탁하여 바리에테 극장에 등장시킨다. 나나의 육체는 사랑의 몸에 자리잡은 암덩어리처럼 그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남자들을 치명적인 파멸로 이어간다.


2. 발췌

카톨릭 교도의 냉정한 가슴 속에, 중년 신사의 위엄 속에 청춘의 탐욕서러운 정욕이 갑자기 불타오르고 있었다.


지고의 평화가 있었고, 넓은 계곡은 막막한 들판으로 뻗어 있었고, 나무들은 평온한 호수 같은 달빛 속에 그림자의 섬을 이루고 있었다.


저멀리 귀미에르로 가는 길에는 모자를 벗어 든 백작이 뜨거워진 머리를 밤의 침묵과 냉기에 적시며 천천히 걷고 있었다.


일주일 내내 따귀 때리는 소리가 났다. 그것은 그들의 존재를 지배하는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와도 같았다.


말하자면 그는 그녀가 돈을 지불하고 산 악습이 되었고, 따귀를 얻어맞으면서도 떠날 수 없는 필요가 되었다.


그녀는 수많은 남자들을 발밑에 쓰러뜨린 뒤 재물이 산더미처럼 쌓인 이 저택 한가운데에 혼자 서 있는 것이다.


변두리의 쓰레기에서 날아온 파리가 사회를 썩게 하는 효소를 가져와 이 모든 남자들에게 앉기가 무섭게 독을 뿌린 것이다.


그것은 송장이었고, 피와 고름 덩어리였고, 쿠션 위에 던져진 썩은 살덩어리였다...거기서 옛 모습이라고는 찾을 길이 없었다.



3. 소감

나나는 천연두에 걸려 죽고 프랑스는 이와 무관하게 프로이센과 전쟁을 시작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김치수 교수의 작품해설처럼 '아름다운 육체의 악마성과 순수성'이 드러난다.


       2016. 3. 1.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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