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침묵의 절규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5. 10. 18. 18:17

1. 개괄

하마나카 아키가 쓴 소설 <침묵의 절규>를 읽었다. 작가는 1976년 도쿄에서 태어났고, 미스터리 작가로서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스즈키 요코다. 부모로부터 한 조각의 사랑도 받아본 적 없는 서럽고 고통스런 유년을 보냈고, 밑바닥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 다섯 명의 목숨을 차례로 앗아가고 마침내 쓰레기통 속 같은 삶을 살게 했던 어머니의 목을 조르고 만다. 여성형사 아야노가 범죄 전모를 규명한다. 2인칭 서술과 전도된 미스터리 구조가 눈에 띈다.

 

2. 발췌

어린 네가 '사랑'이라는 형이상학적인 것을 이해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산소를 이해하지 못해도 그게 없으면 고통스러워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몸으로 느꼈다.

 

사람 마음이나 행동이란 게 원래 그런 거야. 아무 의미도 없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거지.

 

돈은 자아를 고르기 위한 도구다.

 

인간이라는 자연현상, 그것의 본질은 자유다. 뭘 해도 좋고 뭘 하지 않아도 좋다. 선악 우열 인과 모두 그 위에 달라붙은 무의미한 딱지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은 싸워서 자유를 거머쥐는 게 아니야. 사람은 자유니까 싸우는 거야. 자유니까 사는 거고.

 

3. 소감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장르소설에 속하는 작품이다. 문학평론가 안서현의 작품해설에 따르면 요코가 맞게 된 삶의 행로는 '엄마라는 굴레로부터 해방'되려는 과정이었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또한 주인공 요코는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어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면...그건 마치 뭐든 선택할 수 있는 것과 같다는 말 아닌가"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됨으로써 "인간이라는 자연현상, 그것의 본질은 자유"이며 "법도 윤리도 상관 없다"는 전도된 주의론으로 귀결되기에 이른다고 한다.

어쨌거나 새로운 장르의 소설임에 틀림 없다.

 

                  2015. 10. 18.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