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한 줌의 먼지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5. 9. 24. 08:30

1. 개괄

에벌린 워가 쓴 소설 <한 줌의 먼지>를 읽었다. 작가는 190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고, 1934년 이 작품을 발표하였다.

 

번역자의 작품해설에 따르면,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의 줄거리는 토니와 브렌다 라스트 부부의 파경을 중심축으로 전개된다. 토니와 브렌다는 여러 측면에서 대립적인 지점에 있다. 토니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대저택과 그곳의 삶에 집착하는 반면, 브렌다는 런던사교계의 삶을 동경하고 죄책감도 없이 존 비버와 간통을 한다. 아들 존 앤드루의 사고사를 계기로 토니와 브렌다는 파경에 이르지만 위자료 문제로 이혼을 못하고, 토니는 무모한 탐험 여행을 떠났다가 브라질 오지의 원주민 마을에서 토드라는 사람에게 평생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읽어주며 살아야 하는 운명을 맞고, 토니가 죽은 것으로 안 브렌다는 존 비버와 연인관계를 끝내고 토니의 친구인 조크 그랜트멘지스와 결혼한다.

 

2. 발췌

다친 사람은 없었어요?

 

나도 다 알아. 그가 저열한 속물에, 냉정한 사람이라는 거. 하지만 그에게 호감을 느껴...

 

비버라는 의외의 선택 때문에 그녀의 일탈은 폴리, 데이지, 앤젤라를 비롯한 수다쟁이들에게 있어서 시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까지 격상되었다.

 

그 일이 일어난 지 채 네 시간도 안 되었군요...아까와 지금이 같은 날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지요.

 

이런 때에는 너희 둘만이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단다. 슬픔보다 강한 것은 오직 사랑뿐이야.

 

근 한 달 동안 그는 질서가 갑자기 실종돼 버린 세계에서 살아왔다.

 

그동안 그를 혼란스럽게 했던 많은 점들이 갑자기 분명해졌다. 고딕세계는 이미 무너지고 없었다.

 

3. 소감

당시 영국 법률이 인정한 이혼사유는 간통 뿐이었고, 브렌다가 실제로 간통을 했지만 브렌다가 위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토니와 브렌다가 합의하여 토니가 간통을 하는 것으로 사건을 연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속물근성과 허례의식으로 가득찬 1930년대 영국 상류사회를 통해 희망없는 인간 삶의 본질을 통찰한 에벌린 워의 대표작이고 열정을 잃어버린 채 먼지처럼 덧없이 살아가는 인물들의 우울한 초상을 그렸다고 출판사는 이 작품을 소개한다.

 

                  2015. 9. 23. 창원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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