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추천)

주홍글자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5. 9. 6. 22:43

1. 개괄

너새니얼 호손이 쓴 <주홍글자>를 읽었다. 작가는 1804년 미국에서 태어났고, 1850년 이 작품을 발표하였다. 세관 검사관으로 3년 근무하다가 쫓겨난 뒤 전업작가의 길을 들어선다.

 

17세기 미국 보스턴 청교도 마을에서 주인공 헤스터 프린은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긴 죄로 간통(Adultery)을 상징하는 글자 A를 평생 가슴에 달고 살아야 하는 형벌을 받는다. 그녀는 A를 주홍빛 천으로 만들어 그 둘레에 수를 놓아 당당하게 달고 다닌다. 반면 간통 상대방인 딤스데일 목사는 죄를 세상에 드러내지 못하고 죄책감에 사로잡혀 나날이 쇠약해져만 간다. 뒤늦게 미국에 도착한 남편 칠링워스는 목사의 비밀을 알아차리고 복수의 기회를 엿본다.

 

2. 발췌

장년이나 노년은 너무 적은 것을 꿈꾸고 너무 적은 것에 희망을 두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인간의 천성이 이기심에 작동하지 않는 한 남을 미워하기보다는 사랑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인간의  본성이 지닌 장점이다.

 

내 주홍글자는 가슴속에서 남몰래 불타고 있소!

 

그 사람의 복수야말로 내 죄보다도 더 무서운 죄요. 냉혹하게도 그 사람은 신성한 인간의 마음을 범했소. 헤스터, 당신과 나는 그런 짓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소!

 

괴롭고 수심에 잠긴 헤스터의 헌신적인 삶이 이어지면서 주홍 글자는 세상 사람들의 조소와 멸시를 받는 낙인이 아니라, 함께 슬퍼하고 두렵지만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그 어떤 상징이 되었다.

 

3. 소감

번역자 김욱동 교수의 작품해설에 따르면, <주홍 글자>는 죄란 어디까지난 상대적인 것일뿐 절대적인 것이 아니요, 주관적일 뿐 객관적인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헤스터 프린에게 죄는 죽음에 이르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동료 인간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한다.

 

죄는 무엇이고, 벌은 어떠해야 할까에 관하여 질문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호손의 말처럼 '훌륭한 작품이란 식품처럼 자란다'고 할 수 있듯이, 좋은 판결이란 '식물처럼 자란다'고 할 수 있겠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을수록, 여론의 압력을 견뎌내되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강할수록, 사실성과 타당성을 모두 갖출수록 좋은 판결이라 할 수 있겠다.  

 

              2015. 9. 6. 부산에서 자작나무 

 

  

'독서일기(추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부연락선  (0) 2015.11.27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읽고  (0) 2015.11.13
적과흑을 읽고  (0) 2015.08.02
욕망이라는이름의전차를 읽고  (0) 2015.07.25
설국을 읽고  (0) 2015.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