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추천)

설국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5. 7. 19. 12:09

1. 개괄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쓴 <설국>을 읽었다. 저자는 1899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고, 196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고, 1972년 죽었다.

번역자 유숙자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작가가 36세 때 쓴 단편 <저녁 풍경의 겨울> 이후 이 작품의 소재를 살려 단속적으로 발표한 단편들이 모여 연작 형태의 중편 <설국>이 완성되었고, 이 소설의 핵심은 순간순간 덧없이 타오르는 여자의 아름다운 정열에 있으며, 온천장에서 게이샤로 살아가는 코마코와 순진무구한 청순미로 주인공 시미무라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요코 두 여자가 등장한다.

 

2. 발췌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애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섰다.

 

힘들다는 건 어행자에게 깊이 빠져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 때문일까? 아니면 이럴 때 꾹 참고 견뎌야 하는 안타까움 때문일까?

 

가까이서 보는 억새의 거칠고 사나워 보이는 모습은 먼산을 우러르는 감상의 꽃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항구에 가 있었다면 그렇다고 편지를 보내도 되잖아? / 싫어요. 그런 구차한 건 싫어요. 부인이 읽어도 되는 그런 편지 따윈 쓰지 않아요.

 

뭘 그리 화를 내나? / 제겐 중요한 일이에요. 당신처럼 사치스런 기분으로 살아가는 사람과는 달라요.

 

너무나 솔직하고 실감 어린 어조는 부모가 물려준 재산으로 무위도식하는 시마무라에겐 몹시 뜻밖이었다.

 

옷감은 공예품 가운데 수명이 짧은 편이긴 해도, 소중하게만 다루면 50년 이상 된 지지미도 색이 바래지 않은 상태로 입을 수 있지만, 인간의 육체적 친밀감은 지지미만한 수명도 못 되는 게 아닌가 하고 멍하니 생각하고 있으려니,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 코마코의 모습이 불현듯 떠올랐다.

 

헤어지는 게 무서워요. 하지만 어서 가버려요.그 말 듣고 울었던 걸 잊진 않을 테니까

 

3. 소감

작가는 자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하였다. 3, 4살에 부모님을 여의고, 8살에 조모가, 11살에 누나가, 16살에 조부가 모두 사망한 작가의 가족력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소설은 요코가 화재현장에서 추락하는 것으로 마감한다. 

 

                      2015. 7. 19.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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