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추천)

파리대왕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5. 6. 28. 20:06

1. 개괄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읽었다. 작가는 1911년 영국에서 태어났고, 198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이 작품이 나온 것은 1954년이고, 한 섬위에서 전개되는 모험담이다. 파리대왕은 악마를 뜻한다고 한다. 

 

이 작품은 위기적 상황 속에서 영국 소년들을 안전 장소로 후송하던 비행기가 격추되어 태평양상의 무인도에 불시착하면서 시작된다. 열두살 난 랠프를 지도자로 해서 생명부지를 위한 조처를 요령 있게 진행하는데, 봉화의 관리 철저와 오두막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랠프와 사냥을 강조하는 잭이 대립한다. 사이먼과, 돼지라는 별명을 가진 소년이 살해되고 랠프가 몇번의 위기를 넘겨 바닷가로 나왔을 때 연기를 보고 섬에 들른 영국 해군장교에게 구조받는 것으로 끝난다.  

 

역자의 해설에 따르면 작가가 한 떼의 소년들을 무인도에 올려놓고 제기하는 의문은 내면화된 문명의 가치가 어느 정도의 견고성과 효용성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2. 발췌

'우리는 구조되기를 바라고 있어. 그리고 물론 구조될 거야' ...랠프의 새로운 권위가 지닌 무게 이외에는 달리 어떤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이 간단한 선언이 광명과 행복을 불어넣어 준 것이다.

 

'너희들은 랠프를 대장으로 삼았어. 그러면서도 그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았어. 그리고 그가 무슨 먜기를 하면 곧 몰려나가고'

 

조리가 닿고 수긍이 가며 법이 지켜지던 그런 세계가 이제 스러져가고 있었다.

 

'대체 우린 무어야? 사람이야, 동물이야? 그렇지 않으면 야만인이야?'

 

'당장 피우자' 가장 위대한 생각이 가장 단순한 법이다.

 

'나 같은 짐승을 너희들이 사냥을 해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참 가소로운 일야야! 넌 그것을 알고 있었지? 내가 너희들의 일부분이란 것을. 아주 가깝고 가까운 일부분이란 말이야.'

 

얼굴을 가리는 색칠이 얼마나 사람의 야만성을 풀어놓아 주는 것인가 하는 것을 그들은 속속들이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몸부림치며 목메어 울었다. 이 섬에 와서 처음으로 그는 울음을 떠뜨린 것이었다...

그 소년들의 한복판에서 추저분한 몸뚱이와 헝클어진 머리에 코를 흘리며 랠프는 잃어버린 천진성과 인간 본성의 어둠과 돼지라고 하는 진실하고 지혜롭던 친구의 추락사가 슬퍼서 마구 울었다.

 

3. 소감

작가는 이 작품의 주제를 '인간 본성의 결함에서 사회의 결함의 근원을 찾아내려는 것이 이 작품의 주제다. 사회의 형태는 개인의 윤리적 성격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지 외관상 아무리 논리적이고 훌륭하다 하더라도 정치체제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작품의 모랄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무인도로 떨어진 소년들의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우화다.

 

                    2015. 6. 28. 부산에서 자작나무

 

'독서일기(추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고  (0) 2015.07.14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0) 2015.07.04
재판관의 고민을 읽고  (0) 2015.06.24
인형의 집을 읽고  (0) 2015.06.12
담론을 읽고  (0) 201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