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추천)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5. 7. 4. 10:04

1. 개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읽었다. 1596~1597년 쓰였다고 추정된다. 주요 인물로는 안토니오, 샤일록, 포셔다. 우선 안토니오는 친구 바사니오의 구혼자금을 마련해주기 위해 유대인 상인 샤일록과 인육계약을 맺게 된다. 빚을 못 갚으면 샤일록이 원하는 부위 살 정량 1파운드를 잘라 내 준다는 내용이다. 안토니오는 사업용 배가 좌초되어 빚을 제때에 못 갚게 되고 샤일록은 안토니오를 법정에 세운다. 바사니오의 구혼을 받은 포셔는 서둘러 결혼을 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재판을 주재하는 공작의 위임을 받아 재판에 관여하게 된다. 포셔는 샤일록에게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도려 내되 피는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된다. 살도 정확하게 1파운드를 떼어내야 하고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으며, 외국인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시도하에 시민의 생명을 노렸음이 입증되었다며 샤일록의 재산 전부를 몰수하는 판결을 한다.

 

2. 발췌

샤일록=저자(안토니오)가 비굴하게 바보같이 공짜로 돈을 꿔 주니까 베니스 시에서 우리의 고리대가 낮아진단 말씀이야.

 

샤일록=그걸 거부하신다면 여러분의 헌장과 이 도시의 자유는 위험에 처할 거요! 제가 왜 삼천 다카트를 받는 대신 살코기 한 덩어리를 가지려고 하는지 물으시겠지요.

 

포셔=자비의 본질은 강요할 수 없는 거요. 그것은 하늘에서 땅 위로 내리는 부드러운 비와 같고 이중의 축복인데 베푸는 사람과 받는 이의 축복이며 최강자의 최강점으로서 옥좌 위의 왕에게 왕관보다 더 잘 어울린답니다...지상의 권력은 자비로 정의를 조절할 때 신권과 가장 비슷하답니다.

 

한 번만 당신의 권위로 법을 어겨 주시오 대의를 위하여 작은 잘못 범하시오/베니스의 어떤 힘도 확정된 법령을 변경할 순 없소이다. 그리하면 그것은 판례로 기록되고 그것을 본보기로 수많은 불의가 이 나라로 들이닥칠 것이오(포셔)

 

포셔=계약서는 당신에게 피 한 방울 주지 않소. 명시된 문구는 "살덩이 일 파운드"요 그러니 계약대로 살덩이 일 파운드 가지시오. 하나 그걸 잘라 낼 때 기독교인 핏물을 한 방울만 흘려도 당신 땅과 재물은 베니스 국법에 의하여 베니스 정부로 몰수될 것이요.

 

샤일록=아, 내 목숨과 모든 걸 가지시오, 가차없이. 내 집을 받쳐주는 기둥을 뺏어 가면 내 집을 뺏는 거고 내 삶을 지탱하는 수단을 뺏어 가면 내 목숨을 뺏는 거요.

 

포셔=얼마나 많은 것이 때가 잘 맞았을 때 올바른 찬사와 진정한 완성을 얻는가!

 

포셔=좋은 일을 하는 게 무엇이 좋은 일인 줄 아는 것만큼 쉽다면야 예배당은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의 오두막은 군주들의 궁궐이 됐을 거야.

 

포셔=저기에 보이는 건 우리 집 불빛이군. 저 작은 촛불이 참 멀리도 비치네! 선행도 사악한 세상에선 저렇게 빛나지.

 

3. 소감

대한민국 법정에서는 인육계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므로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판결했을 것이다. 베니스의 법령을 수용하면서도 구체적 타당성을 이끌어낸 포셔의 지혜가 돋보인다.

 

              2015. 7. 4.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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