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중용 인간의 맛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2. 4. 6. 22:41

1. 개괄

도올 김용옥의 <중용 인간의 맛>을 읽었다. 선배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책이다. 중용은 공자의 친손자인 자사가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올 선생이 이 책에서 중용을 풀이하고 있는데 곳곳에서 주희의 견해를 비판한다. 중용이라는 개념에 관하여도 아리스토텔레스적 이해를 비판한다.

 

2. 발췌 

인간은 궁극적으로 언어의 노예다. 자기가 만들어 놓은 언어의 굴레를 맴돌 뿐이다. 이러한 근원적 사고의 전환의 핵심에 있는 것이 바로 이 <중용>이라는 것이다.

 

정자가 논어의 독법을 이야기하면서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그 사람, 이 책을 읽은 후에도 그 사람이면, 그 사람은 이 책을 읽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는데 <중용>이야말로 그 말을 되풀이해야 될 것 같다.

 

윤리와 습관은 같은 어원을 가지는 말들이다. 인격적인 또는 윤리적인 훌륭함은 습관을 통하여 형성되는 것이다.

 

중용적 인간은 결코 이성적 인간이 아니다. 그것은 誠적 인간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도라는 것은 잠시라도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다. 도가 만약 떠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보이지 않는 데서 계신戒愼하고 들리지 않는 데서 공구 恐懼한다. 숨은 것처럼 잘 드러나는 것이 없으며, 미세한 것처럼 잘 나타나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 홀로있음을 삼가는 것이다.

 

중용은 직선의 가운데가 아니라, 인간의 모든 행위와 감정의 발현태의 원초적 저변을 형성하는 잠재태이며 그것은 직선적인 것의 중간이 아니라 모든 상황에 대한 원융한 구심점 같은 것이다.

 

군자가 중용을 행함은 군자다웁게 때에 맞추어 中을 실현한다. 그러나 소인이 중용을 행함은 소인다웁게 기탄 忌憚함이 없다.

 

공자는 有敎無類라고 언명한다. 가르침이나 배움에는 類적 차별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순임금은 크게 지혜로우신 분이실진저! 순임금께서는 무엇이든지 묻기를 좋아하셨고 비근한 말들을 살피기를 좋아하셨다.

 

공자는 자신을 낮춤으로써 범용한 인간들을 격려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가치는 끊임없는 향상에 있다. 공자는 비록 중용을 한 달조차 줄곧 실천하지 못하겠다고 자신의 허약함을 개탄했지만 그에게는 성인의 길을 벗어나는 삶의 순간이란 존재치 않았다.

 

言은 반드시 行을 돌아보아야 하며, 행은 반드시 언을 돌아보아야 하니, 군자가 어찌 삼가하여 독실하지 아니 할 수 있으리오!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유사함이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군자의 도는 비유컨대 먼 곳을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데로부터 하며, 높은 곳을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데로부터 함과 같다.

 

정치를 한다는 거은 제대로 된 사람을 얻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사람을 얻으려면 군주 자신의 몸에 바른 덕성이 배어 있어야만 합니다. 몸을 닦는다는 것은 도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도를 닦는다는 것은 仁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仁은 무엇일까요? 인이라는 것은 발음 그대로 人입니다. 사람의 근본바탕의 감정이지요.

 

미친 놈이 차를 몰고 사람을 마구 치어대는데, 뒤따라가면서 치료만 하기보다는 우선 그 운전대를 뺏어야 한다는 독일의 신학자 본회퍼의 절규를 우리는 망각해서는 아니 된다..본회퍼는 교회가 세계를 위하여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그리스도교는 비종교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없이" 행동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케리그마를 외치며 그는 히틀러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다.

 

나라에 도가 있게 되면 언변으로 정사에 참여하여도 높은 지위에 오르기에 족하고, 나라에 도가 없으면 은거하여 침묵하여도 세상이 그를 용납하기에 족하다.

 

배움이라는 것은 항상 물음이 앞서야 배울 수 있다. 그래서 問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3. 소감

논어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선배님은 왜 이 책을 나에게 선물한 것일까? 중용의 길을 가도록 충고한 것일까?

 

              2012. 4. 6.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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