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정치사회)

창의성의 발견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1. 1. 9. 17:32

최인수 교수 <창의성의 발견>을 읽었다. 저자는 시카고대학에서 플로우(몰입) 개념으로 유명한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성균관대학교 아동학과 / 인재개발학과에서 창의성과 영재성, 방법론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에서 창의성이란 새롭고 유용한 산물을 생성해낼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고, 이러한 능력은 인지, 정의, 동기와 같은 다양한 속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사회와 문화에서 잘 키워주어야만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정의한다. 창의성을 육하원칙에 따라 설명한다.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은 다음과 같다.

 

남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창조란 곧 극단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심리학회장을 지낸 스턴버그는 애매모호함을 참고 견뎌내는 성향을 창의적인 사람의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꼽았다.

 

창의적 산물은 두 가지 조건을 가져야 한다. 첫 번째 독창적이어야 한다. 두 번째는 적절해야 한다. 아무리 독창적이어도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적합하지 않은 것은 사람들이 창의적이라 하지 않는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확산적 사고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확산적 사고를 통해 얻은 독창적인 아이디어 중 무엇이 최고인지 걸러내는 능력 즉 수렴적 사고도 반드시 필요하다.

 

운은 준비된 자를 좋아한다(파스퇴르)

 

3개의 T를 가지고 있어야 혁신의 장소가 될 수 있다. 그 3가지란 재능을 가진 사람(Talent), 다양성을 인정하고 평가해주는 사회문화적 분위기(Tolerance), 그리고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Technology)을 가리킨다(플로리다 <창조적 계급의 등장> 중에서)

 

CEO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기업의 가치관이나 목표 등의 정보가 회사 전체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는가다(티모시 로)

 

창의적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정리한 경험적 자료에 근거해서, 첫째 하는 일을 즐긴다는 사실 자체가 창의적 성취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과, 둘째 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일반적 진리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같은 일이라고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것을 노동(labor),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위해 하는 것을 활동(action)으로 구분했다(독일 철학자 아렌트)

 

창의적인 사람들이 플로우를 좀 더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경험한다고 한다.

 

새로운 일을 경험한다는 것은 창의적 상상력뿐 아니라 잠재되었던 창의성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게첼스는 IQ 120 정도까지는 창의적 성취에 도움이 되지만 그 이상은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했으며, 최근의 연구결과들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문제를 만드는 것이 해결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 문제를 만들려면 상상력을 토대로 의문을 제기하고 예전 것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아야 하는데, 바로 이것이 과학의 진정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아인슈타인).

 

사회심리학자 에릭 프롬은 선택의 자유를 감당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 집단을 이루면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에게 쉽게 그 자유를 넘겨준다는 것을 일찍이 간파했다.

 

브레인스토밍 4대 원칙 = 남의 의견에 대한 비판금지, 아무리 황당한 아이디어라도 기꺼이 허용하기, 질보다는 양, 나온 아이디어들을 자유롭게 결합하기(광고회사 사장 오스본)

 

모토로라의 로버트 캘진 전 CEO는 비즈니와 관련된 최종결정을 하기 전 '만약 이 아이디어의 반대가 사실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를 한 번 더 생각한 후 결정했다고 한다.

 

창의적인 사람은 학문과 학문, 작게는 주제와 주제 사이의 경계 영역에 있었던 주변인이었음을 잊지 말자.

 

책을 읽고 나니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근본주의자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사회에서 창의적인 정책들이 나오기 힘들다. 창의적인 정책이 나와도 근본주의자들은 한 두 가지 가치 내지 원리로 환원하여 정책을 평가하기 때문에 독창성과 적절성을 보지 못한다. 룰라 브라질 전 대통령의 예에서 보듯 이제 정책으로 따질 때이다. 자신의 지혜로 설득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폭력을 쓸 필요도 없다. 어떤 정책으로 국민이 풍요롭고 행복하다면 그 출처가 보수냐 진보냐가 그렇게 중요할까? 어차피 정치란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되는 것인데......

 

              2011. 1. 9.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