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단상

일상의 행복

자작나무의숲 2008. 5. 11. 21:18

산울림의 김창완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한다. 김창완의 노래는 잔잔하다.

가사는 평범하고 멜로디는 편안하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당신의 노래는 왜 그렇게 평범하냐"는 질문을 받고 김창완은 이렇게 대답했다. "일상이라는 게 얼마나 편안하냐. 해가 매일같이 동쪽에서 뜨야지. 오늘은 동쪽에서 뜨고, 내일은 서쪽에서 뜨면 불안해서 살겠냐" 그의 인터뷰를 듣고서 그의 노래를 들으니 정말 그러했다. 그의 노래는 대부분 일상의 행복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 보니 한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 보다(어머니와 고등어 중에서)


아니 벌써 해가 솟았나. 창문밖이 훤하게 밝았네(아니 벌써 중에서)

 

산 할아버지 구름모자 썼네 나비같이 훨훨 날아서 살금살금 다가가서 구름모자 벗겨오지(산할아버지)

 

나 어떡해 너 갑자기 가버리면 나 어떡해 너를 잊고 살아갈까(나 어떡해)

 

일상의 행복을 일상의 사람이 느끼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일상의 평온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 예컨대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송사에 휘말려 고민하는 사람들은 일상의 행복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임을 깨닫는다.

그런 의미에서 김창완은 일상의 행복을 버리고서라도 커다란 행운을 추구하려는 이들에게 대중적인 어법으로 일상의 행복을 즐기라고 외치는 셈이다.

 

최근 들어 질병으로 고민도 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도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쓴다. 아! 인생이란 실수를 몇 번 되풀이하고, 후회를 얼마나 더 하고서야 제대로 살 수 있는 것일까? 가족에 대한 책임은 인생의 목표를 어디까지 수정할 수 있는 것일까?

 

          2008. 5. 11. 부산에서 자작나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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