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희곡) 22

셰익스피어전집8을 읽고

모든 죄과에 대비하여 엄격한 법들은 존재하나 그 죄과가 묵인되어 왔기 때문에 준엄한 법령도 마치 이발소의 법칙처럼 아무 소용 없는 것이 되고 말았소 -말은 말로 되는 되로 127면 그러니 자비로운 법이라 하더라도 "클라오디오는 안젤로로, 죽음은 죽음으로 갚아야 하리라" 크게 외치오. 급한 것은 늘 급한 것으로 보상해야 하며, 느린 것은 느린 것으로, 비슷한 것은 비슷한 것으로, 되는 언제나 되로 갚아야 하는 것이오. 이것은 정당한 법을 대변해 온 말이오. -말은 말로 되는 대로 되로 130면 행동으로 말하며 말로는 행동하지 않습니다. -트로일로스와 크레시다 225면 2021. 11. 12. 서울 자작나무

셰익스피어전집7을 읽고

인간을 지배하는 것은 세월이다. 세월은 인간의 어버이도 되고 무덤도 되며 자기가 주고 싶은 대로 아무거나 주면서 이쪽에서 간절히 바라는 것은 주지 않는다 -페리클레스 51면 내가 그대의 것이 되든지 아니면 아버지와 혈육의 정을 끊겠소. 내가 그대 것이 되지 못하면 나는 나 자신의 것이라 할 수 없으니 그 누구와 어떤 관계도 맺을 수 없소 -겨울이야기 288면 2021. 11. 12. 서울 자작나무

셰익스피어전집6을 읽고

사랑은 하늘이 내려주시는 겁니다. 땅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아내는 운명으로만 얻을 수 있지요.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 291면 아무리 지위가 낮다 해도 덕을 베풀면 그 지위는 높아지게 마련일세. 아무리 지위가 높다 해도 오만불손하여 덕을 베풀지 않으면 그것은 텅빈 명예일 뿐이라네. 선이란 지위가 없어도 선이며, 악 또한 마찬가지지. 이 둘은 본성대로 나타나는 법, 지위에 따라서 나타나는 것은 아닐세...저 처녀는 젊고 지혜로우며 아름다우니 이 미덕은 그녀가 바로 자연으로부터 받은 거라네. 거기서 참된 명예가 꽃피는 법이야. -끝이 좋으면 다 좋아 429~430면 2021. 11. 9. 서울 자작나무

셰익스피어전집5를 읽고

자신이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바보라는 걸 알 수 있어. 우리는 자신이 지혜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지혜롭다고 할 수 있지. -십이야 229면 자비라는 것은 강요될 성질이 아니며, 하늘에서 이 땅에 내리는 자비로운 비와도 같은 것이오. 자비는 이중의 혜택을 가지고 있소.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물론이고 자비를 받는 사람에게도 그 혜택이 있소. 자비야말로 최고 권력자의 가장 위대한 미덕이라 할 것이며, 군왕을 더욱 군왕답게 하는 것은 왕관보다 이 자비심이오. 군왕이 가진 홀은 지상 권력의 상징이자 위엄의 표지로 불안과 공포를 뜻할 뿐이오. 그러나 자비는 권력의 지배를 뛰어넘어 군왕의 가슴속 옥좌에 앉아 있소. 말하자면 바로 하느님의 덕이라 하겠소. 따라서 자비를 가지고 정의를 완화할 때 지상의..

셰익스피어전집4를 읽고

큰 인물이 화를 내기 시작하면 쓰러질 때까지는 쫓기는 법이니까요. 숨쉴 여유조차 주지 말고 그의 발광을 이용하십시오. 성난 자는 자기 자신을 지켜내지 못합니다. -전집 4권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86면 귀족들의 의사를 꺾자고 음모를 꾸민 거요. 이대로 두었다가는 다스릴 줄도 모르고 다스림을 받지도 않겠다는 그런 놈들을 데리고 살게 됩니다. -코리올라누스 384면 이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고귀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오. 바다의 신 넵투누스가 삼지창을 준대도 하늘의 신 유피테르가 번개 쓰는 비법을 가르쳐 준대도 그는 결코 아첨하지 않을 사람이오. -코리올라누스 392면 시간은 언제나 같으나 사람은 언제나 같지는 않소.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것도 재난이란 시간이 그렇게 한 것이오.시간이 공정한 손으..

셰익스피어전집3을 읽고

무릇 간결은 지혜의 진수요, 장황함은 그 팔다리이며 겉치레이므로 간단히 아뢰겠습니다. -동서문화사 3집 햄릿 53면 지금 오면 나중에 오지 않고 나중에 오지 않으면 지금 오네. 올 것은 지금 안 와도 나중에 오고야 마는 거야. 중요한 것은 각오야. 언제 버려야 좋은지, 그 시기는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 목숨이 아닌가? 그저 될 대로 되는 거지. -햄릿 137면 남들이 안락하게 지낼 때 자기 혼자만 고통받는 것이 가장 괴롭지. 그러나 슬픔에도 동료가 있고 인내에도 친구가 생기면 마음의 고통도 한결 수월해지지 -리어왕 330면 운명이여, 네 마음을 알고 싶구나. 어차피 인간은 죽는 목숨.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시기일 뿐, 괴로운 삶의 나날을 언제 마치느냐는 거다. -율리우스 카이사르 498면 내가 카이사..

셰익스피어전집1을 읽고

해서 잘못되는 일이라면 하지 않는 게 덕이 되고 악을 불러오는 행동이라면 하지 않는 게 진실이오.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이를 옳게 처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잘못을 저지르는 겁니다. 그러면 잘못 감으로써 다시 바른 길로 가게 됩니다. -"존왕" 56면 이익과 명예는 따로 분리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행동들은 부끄러운 게 되고 말지요 -에드워드3세 151면 목숨을 바침은 신하의 의무이나 명예는 다릅니다. 제가 죽은 뒤에도 명예는 무덤 위에 영원히 존재해야 하며 이 명예는 비록 왕명이라 할지라도 더럽힐 수 없는 것입니다. -리처드2세 181면 국가는 높은 자와 낮은 자, 더 낮은 자들로 나뉘어 있으나 이를 음악처럼 하나로 조화해 완전하고도 자연스러운 화음을 내도록 만드는 게 바로 정치..

셰익스피어전집2를 읽고

창을 겨누며 싸운 군인으로서 그렇게 훌륭한 분도 없었고 궁정에서도 그토록 온화한 분은 없었지요. 그러나 왕도, 아무리 강력한 권력을 쥔 자라도 언젠가는 죽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비참한 종말이지요. -헨리 6세 제1부 67면 저자의 얼굴에는 목숨 걸고 싸우는 두 가문의 치명적인 빛이 깃들어 있구나. 그 검붉은 피는 붉은 장미와 같고, 창백한 얼굴은 흰 장미와 같다. -헨리 6세 제3부 241면 2021. 10. 24. 서울 자작나무

한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를 읽고

1. 개괄 '한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를 읽었다. 4대 비극, 5대 희극을 담고 있는데, 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가 전자에 속하고,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니스의 상인 뜻대로 하세요 한여름 밤의 꿈 십이야가 후자에 속한다. 2. 발췌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맞고도 죽은 듯 참아야 하는가. 아니면 성난 파도처럼 밀려드는 재앙과 싸워 물리쳐야 하는가. 죽는 건 그저 잠자는 것일 뿐, 잠들면 마음의 고통과 육신에 따라붙는 무수한 고통은 사라지지. 죽음이야말로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결말이 아닌가. 그저 칼 한 자루면 이 모든 것을 깨끗하게 끝장낼 수 있는데, 그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 때문에 우리는 이 세상에 남아 현재의 고통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결국 분별심은 우리를 겁쟁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