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다시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8. 11. 11. 12:39

1. 개괄

사뮈엘 베케트가 쓴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다시 읽었다. 저자는 1906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났고 1952년 이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1969년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고도를 기다리는 것으로 시작하여 고도를 기다리는 것으로 끝난다. 끝내 고도는 오지 않는다. 고도는 누구인지 왜 그를 기다리는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 고도를 기다리는 동안 두 사람은 끊임없이 말을 하나 의미가 공유되는지는 의문이다.

 

2. 발췌

제 발이 잘못됐는데도 구두 탓만 하니. 그게 바로 인간이라고.

 

왜 넌 잠도 못자게 하는 거냐? / 외로워서

 

저 사람은 왜 짐을 땅바닥에 내려놓지 않죠? / 그건 내게 감동을 주려는 거요, 버림받지 않으려고.

 

이 세상의 눈물의 양엔 변함이 없지. 어디선가 누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면 한쪽에선 눈물을 거두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오. 웃음도 마찬가지요.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 확실한 게 있지. 그건 고도가 오기를 우린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3. 소감

고도를 기다리며 삶을 채운다. 고도가 오지 않는데도 삶을 수정하지 않는다. 고도가 누군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도 없다. 서로 많은 말을 하지만 의미가 공유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죽는다.

 

그 대신에 오늘 저녁 잠자리를 구하고, 내일 아침 먹을 거리를 찾아 나선다면, 푸조와 럭키의 뒤틀린 관계를 바로 잡는데 협력했다면, 상대방이 한 말을 경청하고 내가 한 말을 기억한다면...죽기는 매한가지이나 삶은 충만할지도 모른다.

 

2018. 11. 11.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