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인문)

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21. 10. 13. 17:12
1. 개괄
켄지 요시노가 쓴 '셰익스피어, 정의를 말하다'를 읽었다. 저자는 뉴욕대학교 로스쿨 헌법학 교수다.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 법적 논점을 끌어내어 셰익스피어의 견해와 저자의 견해를 비교한다. 셰익스피어가 당대의 법에 정통하였음을 수시로 강조한다.

2. 발췌
엄밀히 말해 법학은 독창성을 중시하지 않는다. 판사는 자신의 사건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선례를 발견했다면 그 판사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다...교수님은 문학은 정반대라고 하셨다. 이미 존재하는 담론을 반복한 작품은 죽었다 깨어나도 대작의 반열에 들 수 없다는 것이다.

복수는 갈등을 상쇄하지 못한다. 복수는 거듭된 보복으로 이어질 뿐이다.

관용과 법치주의란 상생의 가치 중 어느 하나만을 극단적으로 신봉하는 잣대로는 우리 사회를 통치할 수 없다. 지혜로운 판결에는 직감에서 나오는 판단의 유혹을 뿌리치고 중용의 도를 걸어가겠다는 단호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비엔나가 아니라 법이 없는 비엔나로 회귀한 것이다.

로마법에 따르면 법원은 오랫동안 적용되지 않은 법을 불용의 원칙에 입각해 폐지할 수 있었다. 사멸한 법문을 다시 적용한다는 것은 지극히 불공정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의는 절제를 통해서 구현된단다. 중용의 치세는 절대 폭정으로 변질되지 않는다. 다른 방식 즉 극단적인 법의 적용은 극단적인 부정의를 낳는단다.

다수의 의견은 기득권층의 권력에 그 기반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 당대의 호응에 만족하고 미래를 바라고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예언자와 순교자는 웅성거리는 군중을 향하지 않는다. 그들의 시선은 영원함에 꽂혀있다(벤저민 카도조 대법관).

2021. 10. 13. 서울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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