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8. 10. 20. 20:34

1. 개괄

스미노 요루가 쓴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다'를 읽었다. 작가는 이 소설로 일본 문단에 등장한 신인이다. 이 책은 80만부 정도 팔렸고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주인공은 고등학교 3학년 클래스메이트로서 남자 시가 하루키는 교실에서 고립되어 있고 여자 야마우치 사쿠라는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있어 대조적이다. 특히 여자는 췌장이 병이 있어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던 중 묻지 마 사건의 살인마에게 희생된다. 남자가 우연히 여자의 공병문고를 보게 되어 둘은 친구가 된다.

 

2. 발췌

옛 사람들은 어딘가 안 좋은 곳이 있으면 다른 동물의 그 부분을 먹었대

 

강한 힘을 거스르는 일 없이 풀잎 배처럼 그냥 둥둥 떠밀려가며 살기로 마음 먹은 나는 결국 그녀의 청을 거절하지 못한 채, 정확히는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약속장소에 나오고 말았다.

 

췌장은 네가 먹어도 좋아/ 누군가 나를 먹어주면 영혼이 그 사람 안에서 계속 산다는 신앙도 외국에는 있다던데

 

죽음을 마주하면서 좋았던 점이라면 매일매일 살아있다고 실감하면서 살게 된거야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는 것이라고 하는 거야

 

병을 알고 나서 많은 생각을 했지만, 그중 한 가지는 병이 든 나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는것. 그래서 투병이 아니라 공병이라고 내 일기에 이름을 붙였다

 

사람들은 벚꽃이 지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하지만 나는 벚꽃이 피는 것을 보면 더 안타깝다. 앞으로 몇 번이나 이 벚꽃을 볼 수 있을까, 마음속으로 저절로 계산을 해버리게 되니까

 

물론 지금의 내 인생은 최고로 행복해. 하지만 주위에 사람들이 없어도 단지 자신 혼자만의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너를 나는 동경했어.

 

3. 소감

누구나 죽을 때까지 산다. 죽는 날이 예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소설의 사쿠라도 몇 달 남아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묻지 마 살인사건에 희생된다. 시한부 인생의 장점은 삶을 정면으로 마주 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인간은 조금의 여유가 생기면 허무를 느낀다는 것. 존재와 허무 사이에 왔다갔다 하다가 죽는다.

 

2018. 10. 20.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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