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8. 9. 13. 19:43

1. 개괄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작가는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1980년 전남도청에서 공수부대에 맞서 싸운 시민군의 이야기인데 특히 중학생이었던 동호가 중심 인물이다. 2014년 1쇄가 발행되어 벌써 56쇄가 발행되었다.

 

2. 발췌

이제 그녀는 스물네살이고 사람들은 그녀가 사랑스럽기를 기대했다...그러나 그녀 자신은 빨리 늙기를 원했다. 빌어먹을 생명이 너무 길게 이어지지 않기를 원했다.

 

처음부터 상황실장은 우리 목표가 버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날이 밝을 때까지만. 수십만의 시민이 분수대 앞으로 모일 때까지만. 지금은 어리석게 들리겠지만, 그 말을 절반은 믿었습니다. 죽을 수 있지만, 어쩌면 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더이상 누구도 우리를 위해 염려하거나 눈물 흘리지 않았습니다. 우리 자신조차 우리를 경멸했습니다.

 

나는 싸우고 있습니다. 날마다 혼자서 싸웁니다. 살아남았다는, 아직도 살아 있다는 치욕과 싸웁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과 싸웁니다.

 

3. 소감

1986년 대학 4학년 때 광주 망월동 묘지를 찾았다. 광주에 도착하였지만 망월동 묘지 가는 길을 물을 수가 없었다. 망월동 묘지 가는 길을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광주 시민에게상처가 될까봐서. 마침 대학 동기를 만나서 길을 안내받고 묘지를 찾았다. 처연하였다. 2년 뒤 망월동 묘지를 다시 찾았지만 여전히 처연하였다.

 

2018. 9. 13.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