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야만인을 기다리며를 다시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8. 8. 18. 08:03

1. 개괄

존 쿳시의 소설 '야만인을 기다리며'를 다시 읽었다. 작가는 1940년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에서 태어났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의 특징은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다만 그가 제목을 따온 콘스탄틴 카바피의 같은 제목의 시를 보면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어째서 모든 거리와 광장이 그렇게도 빨리 텅 비어지는가?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도 깊은 생각에 잠겨 다시 집으로 향하는가?

저녁이 되었어도 야만인들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이 변경에서 돌아왔다.

그들은 더 이상 야만인들이 없다고 말했다.

야만인들이 없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사람들은 일종의 해결책이었다.

 

주인공은 3천 명의 주민이 사는 변경을 통치하는 치안판사다. 야만인들의 편을 들어줌으로써 제국주의자인 죨 대령에 의해 감옥에 갇히게 된다.

 

2. 발췌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에 맞는 한, 법을 이용할 것이다. 그런 다음, 다른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그들이 살과 피를 가진 인간을 대하고 있다는 걸 알도록 만들자! 무서우면 무섭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자! 저 자들은 완강한 침묵을 먹고사는 인간들이다.

 

제국은 역사의 시간을 만들어냈다. 제국은 부드럽게 반복되는 순환적인 계절의 시간이 아니라, 흥망성쇠의 시작과 끝, 그리고 파국이라는 들쭉날쭉한 시간 개념에 의존하고 있다.

 

나는 편안한 시절에 제국이 스스로에게 얘기하는 거짓말이고, 대령은 거친 바람이 불며 세상이 험악해질 때 제국이 얘기하는 진실이다. 그건 제국의 통치술의 양면이다.

 

나는 역사의 바깥에서 살고 싶었다...나는 야만인들에게 제국의 역사를 강요하는 걸 원치 않았다.

 

3. 소감

역자의 해설처럼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불분명하므로 이 소설의 구도를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적용해볼 수도 있고 1980년대 대한민국에 적용해볼 수도 있다.

 

2018. 8. 18.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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