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소설)

해리를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8. 9. 16. 11:53

1. 개괄

공지영이 쓴 소설 '해리'를 읽었다. 해리는 이 소설의 주인공 중의 1명의 이름이자 해리성 인격장애를 떠올리는 단어다.

 

인터넷 신문 기자 윤이나 또는 한이나가 이야기를 끌고 가고, 해리성 인격장애를 보이는 백진우 신부, 그의 내연녀이자 장애인보호센터장인 해리, 그 뒤를 봐주는 시장 박치수가 부패의 한 축으로 등장하고, 인권센터 서유진, 인권변호사 강철이 부패를 파헤치는 다른 한 축으로 등장한다.

 

시대적 배경이 현재이고 익숙한 sns가 등장하는 점이 눈에 띄였다. 특히 장소가 '무진'으로 안개가 자주 끼는 도시를 설정한 점이 은유적이다.

 

2. 발췌

그렇게 먹다가는 신장이 다 문드러져버려, 미쳤어...이 나라에서 가난하고 못생긴 뚱보 여자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신장이 다 문드러지는 게 나아.

 

사람이 성장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라 시간의 종말을 의식하는 것이 필요함도 알게 되었다.

 

상처가 가져다주는 어둠은 이런 것이 또 있었구나...자신의 상처에 갇혀버리는 것, 그리하여 결국 이기적이 되고 마는 것

 

슬픈 사람은 악할 수 없다. 악한 사람은 슬플 수 없듯이. 슬픔이 무력함이고 수동적이며 받아들임의 형태라면 악함은 욕망이고 공격적이며 거부의 형태이다.

 

운명을 극복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안개가 제일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안개를 뚫고 나올 수 있는 건 단 하나! 소리예요. 그런데 소리는 저절로 나오는 게 아니고 사람들이 입을 열어야 해요.

 

나중에 변호사 되고 범죄자들을 만났는데, 물론 가난한 집안 출신들이 팔십 퍼센트나 되긴 했어요. 그런데 그 공통점을 보면 가난보다 불화가 더 치명적인 것 같아요.

 

그 완벽하다는 독일? 역시 비슷하지. 1949년 이래 지금까지 예순 번 고쳐졌지. 어때? 이건 치욕이 아니야. 변경하고 수정하고 고치는 능력은 민주주의의 큰 힘이야.

 

나는 누구에게 등불 하나 밝혀준 적이 있었나, 너는 종교에 다가가서 결국 신에게서 멀어졌구나.

 

네 자신을 망치는 싸움을 해서는 안돼. 더 사랑할 수 없이 증오로 몰아가는 싸움을 해서는 안 돼. 그러다가는 적과 닮아버려요. 비결은 이거야. 미워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훼손당한 그 가치를 더 사랑하기에 싸워야 해.

 

이 세상에 우리가 남기고 갈 것은 우리가 사랑했다는 사실이에요. 그것이 좋은 결과를 맺었든 그렇지 않았든.

 

3. 소감

2일만에 다 읽었다. 쉽게 읽히는 소설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분간할 능력은 안된다. 다만, 읽다가 중단할 수 없었고 그래서 2일만에 다 읽었을 뿐이다.

 

2018. 9. 16. 부산에서 자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