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추천)

싯다르타

자작나무의숲 2015. 12. 12. 10:16

1. 개괄

해르만 헤세가 쓴 <싯다르타>를 읽었다. 1922년 출간되었다. 유복한 바라문 가정에서 태어난 주인공 싯다르타는 갈증과 소망과 기쁨과 번뇌로부터 벗어나 자기를 비우기 위하여 집을 떠나 사문 생활을 시작한다. 세상의 이치를 인과응보의 관계로 설명하는 부처 고타마의 가르침에서 세상의 영원한 순환 작용을 깨닫는다. 다시 세속 생활을 하면서 기생 카말라에게 사랑의 기술을 배우기도 하고 뱃사공 바주데바의 조수가 되어 강을 통하여 참선을 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다.

 

2. 발췌

나는 <인간은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위하여 오랜 시간 노력하였지만 아직도 그 일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어. 우리가 <배움>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오 친구,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앎뿐미며, 그것은 도처에 있고, 그것은 아트만이고, 그것은 나의 내면과 자네의 내면, 그리고 모든 존재의 내면에 있는 것이지.

 

어느 누구에게도 해탈은 가르침을 통하여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 분은 나한테서 무언가를 빼앗아갔지만 빼앗아간 것 이상을 나에게 선사해 주셨어. 그 분은  나한테서 나의 친구를 빼앗아갔다...하지만 그 분은 나에게 싯다르타를, 나 자신을 선사해주셨다.

 

당신이 배운 것,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지요? / 저는 사색할 줄 압니다. 저는 기다릴 줄 압니다. 저는 단식할 줄 압니다.

 

속세의 쾌락과 부는 좋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이미 어린 시절에 배웠었지. 그 사실을 안 지는 오래되었지만, 이제야 비로소 내가 그것을 직접 체험하게 되었군. 이제 나는 그 사실을 제대로 안 거야. 그 사실을 단지 기억력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나의 두 눈으로도, 나의 가슴으로도, 나의 위로도 알게 되었어.

 

남의 말을 귀담아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은 드문 법입니다....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을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강이었어요.

 

나는 수많은 사람들, 수천의 사람들을 건네다주었지요. 그들에게는 나의 강이 단지 여행하는 데 장애물에 지나지 않았어요...아주 몇 안 되는 너더댓 명의 사람에게만은, 이 강이 장애물 노릇을 그만두었던 셈인데, 그 까닭은 그들이 이 강의 소리를 들었으며, 그들이 이 강물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에요.

 

강에는 현재만 있을 뿐, 과거라는 그림자도, 미래라는 그림자도 없다...모든 것은 현존하는 것이며, 모든 것은 본질과 현재를 지니고 있습니다.

 

진실로 도를 구하고자 하는 자라면, 진실로 도를 얻고자 하는 자라면, 어떠한 가르침도 받아들일 수가 없는 법이다.

 

이 순간 싯다르타는 운명과 싸우는 일을 그만두었으며, 고민하는 일도 그만두었다. 그의 얼굴 위에 깨달음의 즐거움이 꽃피었다. 어떤 의지도 이제 더 이상 결코 그것에 대립하지 않는, 완성을 알고 있는 그런 깨달음이었다.

 

누군가 구도를 할 경우에는 그 사람의 눈은 오로지 자기가 구한 것만을 보게 되어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으며 자기 내면에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가 생기기 쉽지요...구한다는 것은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찾아낸다는 것은 자유로운 상태, 열려 있는 상태, 아무 목표도 갖고 있지 않음을 뜻합니다.

 

내가 얻은 생각들 중의 하나는 바로, 지혜라는 것은 남에게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이라는 사실이네.

 

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그러나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모든 진리는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진리이다...진리란 오직 일면적일 때에만 말로 나타낼 수 있으며, 말이라는 껍질로 덮어씌울 수가 있다.

 

그 분의 위대성이 그 분의 말씀, 그 분의 사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 분의 행위, 그 분의 삶에 있다고 생각해.

 

3. 소감

불경을 이토록 쉽게 설명한 책이 있었던가?

 

                   2015. 12. 12.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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