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역사)

역사의 연구1을 읽고

자작나무의숲 2015. 3. 15. 16:06

1. 개괄

아놀드 조셉 토인비가 쓰고 D.C. 서머벨이 편집한 <역사의 연구 1>을 읽었다. 토인비 교수는 <역사의 연구>를 12권으로 간행하였는데, 서머벨 선생이 그 중 10권을 2권으로 축약편집하였고, 이 책은 그 중 1권을 번역한 것이다. 토인비 교수의 주장을 하나의 명제로 정리하면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다'이다. 지금까지 나타났다가 스러져간 인류문명을 방대하게 고찰한 문명비평서라고 볼 수 있다.

 

2. 발췌

세계교회처럼 위대한 제도는 결코 하나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순종일 수 없다.

 

지혜는 고뇌로부터 탄생한다(<아가멤논> 중에서)

 

우리가 사고하는 대상 가운데에서도 특히 인간 생활에 해당하는 여러 현상을 관찰하고 드러내는 방법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법이 있다. (1) 사실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것(역사), 확인된 사실을 비교 연구하여 일반적인 법칙을 명백히 밝히는 일(과학), (3) 창작을 통해 사실을 예술적으로 재생하는 방법(창작)이다.

 

우리는 미개사회에서 문명으로 향햐는 전환점에서 출발했는데, 이 전환점이 바로 정적인 상태에서 동적인 활동으로 이행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악마가 신에게 도전한다면 신은 그 도전에 응해야만 한다. 만일 대응하기를 거부한다면, 신은 자신의 본질을 부정하고 신이라는 지위를 내놓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면 발명의 아버지는 끈기, 즉 손실을 줄이고 편히 생활할 수 있는 것으로 옮겨가기보다 끝가지 불리한 조건 밑에서 살아가야겠다고 품는 결의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진보의 역설적 진리다.

 

유럽의 빙하지대가 좁아지면서 대서양 저기압대가 또다시 북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서서히 진행되는 건조화에 직면했다(아프라시아의 건조화라는 도전)...거주지도 바꾸지 않고 생활양식도 바꾸지 않는 무리들은 건조화라는 도전에 응전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결국 절멸이라는 형벌을 받았다. 거주지를 옮기지 않았지만 생활양식을 바꿔 사냥꾼이었다가 목자로 살게된 무리들은 아프라시아 스텝의 유목민이 되었다....다섯 번째, 즉 마지막 집단은 건조화라는 도전에 대하여 거주지도 옮기고 생활양식도 바꾸는 방식으로, 즉 양쪽을 다 바꾸는 방법으로 응전했다. 보기 드문 이 이중의 반응은 사라져가는 몇몇 아프라시아 초원지대의 미개사회를 이집트 문명과 수메르 문명으로 탈바꿈하게 하는 동적인 행위였다. 

 

만일 이와 같은 분석이 옳다면, 문명의 발생에서는 도전과 응전이라는 상호작용이 다른 어떤 요인-여기서는 지리적인 근접성-보다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새로운 실례를 제공하는 셈이다.

 

지배적 소수자들이 민중을 억압하려 하면 프롤레타리아들의 마음 속에는 그들과 분리하려는 의지가 생겨난다...도전에 응하는 프롤레타리아의 분리는 음에서 양으로의 전환을 이루어내는 동적인 행위다. 이와 같은 동적인 분리를 통해 자식문명이 탄생하는 것이다.

 

3. 소감

인종도 환경도 아닌 도전과 응전의 상호작용이 문명의 발생요인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재미있게 펼쳐진다. 축약편집본이 라 아쉬운 점도 있었다.

 

              2015. 3. 15. 부산에서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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